국회·농가 거센 압박에…목표 날짜 재설정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금지 조치를 오는 23일부터 해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재개의 전제조건인 자국 내 식용유 가격 안정화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여론의 거센 반발을 달래기 위해 일단 목표 시점부터 재공표한 것이다.
19일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화상연설을 통해 "국내 식용유 비축 물량이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팜유 원유와 팜올레인 등 파생상품 수출을 오는 23일부터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현지 식용유 가격이 리터(L)당 1만4,000루피아까지 내려가야만 팜유 수출을 재개하겠다는 원칙을 갑작스레 철회한 것이다. 지난 16일 기준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가격은 L당 1만7,000루피아 선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인도네시아 정치권과 팜유 농가 압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인도네시아 국회 예산위원회는 "정부가 수출금지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팜유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정권을 강하게 압박했다. 여기에 지난 17일 수도 자카르타 등지에서 시위를 벌였던 팜 농가 대표들도 "수출금지 조치를 당장 풀지 않으면 자카르타 길바닥에 100만 개의 팜 열매를 깔아 버리겠다"고 거듭 협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시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발표에도 상황을 여전히 주시하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올레인 등 파생상품만 수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적용 하루 전날인 지난달 27일 밤 번복, 수출금지 대상을 팜유 전체 제품으로 확대한 바 있다. 동남아의 한 물류업체 대표는 "당초 이달 중순으로 공언했던 수출재개 시점도 지키지 못한 게 인도네시아 정부"라며 "실제로 수출금지 조치가 해제되는 것이 현장에서 확인돼야 글로벌 팜유 업계도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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