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가치 소비'가 견인한 비건 라이프스타일
윤리적·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비건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뜨겁다. '가치 소비'를 앞세운 MZ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비건 라이프스타일 추세는 건강한 먹거리와 입을 거리는 물론 바를 거리 분야에서도 신시장을 열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품의 효능과 사회 윤리적 가치를 모두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동물 유래 성분 무첨가 원료만을 사용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 방식도 달라졌다. '안전하고·착하고·윤리적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점차 고도화됨에 따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비건 추세에 앞장서고 있는 뷰티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런 흐름에 올라탄 비건뷰티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인체 안전성, 효능, 환경 친화 및 사회 윤리적 책임 등 4가지 핵심 사항을 기반으로 자체적 '클린뷰티' 기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물로 최근 스킨케어 제품부터 메이크업, 헤어케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건뷰티 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최근 뷰티 업계에선 꼭 필요한 제품에만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공병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캠페인 활동을 통해 비건뷰티에서 한발 더 나아간 친환경적인 행보까지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통해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매장에서 회수해 리사이클링(Recycling)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들까지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려는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환경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 GS칼텍스와의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플라스틱 공병을 최소 100톤 이상 재활용하는 방안에 적극 나섰다.
제품력 끌어올린 '비건 스킨케어·메이크업'
발 빠르게 비건 추세에 앞장선 기업들은 피부에 직접 닿는 스킨케어 제품을 넘어 메이크업 제품까지 비건뷰티의 영역을 확대했다.
비욘드는 최근 '엔젤 아쿠아' 라인을 리뉴얼하면서 비건뷰티 트렌드에 맞춰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했다. LG생활건강 연구원이 울릉도 농장에서 2만 시간 동안 정성껏 직접 기른 전호의 생명력을 더해 비건 수분 진정 라인으로 거듭난 것이 특징이다.
국내 프리미엄 비건뷰티 브랜드 아떼는 론칭 준비 시기부터 극심해진 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화두에 맞서 비건뷰티의 시작을 열었다. 특히 프랑스 이브,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은 제품만을 출시하고 있다.
연은혜 LF 코스메틱 기획팀장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생산 공정에서 비건이 아닌 제품에 의한 교차오염이 없어야 비로소 비건 화장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협회의 인증을 받은 제품만 '비건 화장품'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건 화장품의 경우 공신력 있는 비건 인증 기관의 심사를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별도로 동물성 성분 확인을 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본인의 피부가 민감해서 쉽게 자극을 잘 받는 타입이거나 특정 원료에 피부가 반응하는 경우 미리 성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제품력까지 갖춘 비건 메이크업 제품도 등장했다. 트루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 빌리프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VDL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빌리프 X VDL 비건 메이크업' 라인은 전 제품 동물 실험과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처방으로 한국 비건 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완료했다.
피부가 숨 쉬듯 편안하게 은은한 결광 커버를 완성시키는 fmgt의 '더 잉크 파운데이션 울트라핏'은 더욱 건강한 베이스 라이프를 위한 비건 파운데이션으로 동물성 원료를 배제했다.
'비건·다양성' 모두 잡은 바디워시·헤어케어
온 가족 모두 사용이 가능한 순한 비건 바디워시도 나왔다. 토탈 바디케어 브랜드 해피바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컬렉션 바디워시는 생분해성 성분을 99% 배합한 제형으로 지구에 유해한 영향을 줄이는 작은 실천이 가능하다. 특히 신제품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원료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PCR 페트를 사용했다.
헤어케어 분야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리뉴얼 출시된 '오가니스트 샴푸'는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리뉴얼을 통해 국내 비건 인증을 획득했고 실리콘·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 등 20가지 화학성분을 첨가하지 않았다.
아떼 '앤루트 클리닉' 헤어 관리 라인은 저자극 테스트를 통과하고 인공색소, 인공향료, 실리콘, 합성 계면활성제 등 20가지의 각종 유해 성분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임산부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비건 새치커버 염색약도 눈길을 끈다. 프리미엄 헤어 브랜드 려(RYO)는 새로운 새치 염색약 '비건 밝은 새치커버' 라인을 선보였다. 컬러 발색력이 뛰어나 만족스러운 셀프 새치 염색이 가능하고 두피와 모발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비건인증 샴푸바도 등장했다. 두피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라보에이치(LABO-H) 비건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고체 샴푸바는 99% 생분해가 이뤄져 사용 후 수질오염에 대한 걱정이 없다.
인체 적용시험을 통해 두피 각질, 미세먼지 개선 효과를 검증했고 실리콘오일, 동물성원료 등 7가지 특정 성분도 배제했다. 포장재는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받은 친환경 종이로 제작했으며 콩기름을 사용한 소이 잉크로 인쇄했다. 스티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플라스틱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는다.
노병권 아모레퍼시픽 데일리뷰티 마케팅 부문 상무는 "라보에이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과 건강한 두피를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신제품 두피강화 샴푸바를 통해 '샴푸바는 뻑뻑하고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고 고객에게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동참하는 건전한 소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손민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