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삼성전자 제외 시 26% 하락
부채비율 높아지고… 흑자기업↓적자기업↑
"고물가·고금리 지속되며 2분기도 악화 예상"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긴축 가속화 등 글로벌 악재 속에 올해 1분기 상장사의 순이익이 크게 뒷걸음쳤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아직 늘고 있지만, 기업의 각종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2분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코스피 상장사 608개사(12월 결산법인 대상·연결 기준)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1조6,91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조6,701억 원(13.79%) 감소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상장사 순이익은 26.33%까지 줄어든다. 다만 지난해 1분기 네이버의 라인 합병 관련 일회성 처분이익(15조 원)에 따른 역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4.18% 증가한 660조9,141억 원, 영업이익은 14.43% 늘어난 50조5,10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크다. 그러나 역시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이 4.69%로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7.64%로, 전년 동기 대비 0.65%포인트 낮아졌다. 1분기 매출 중 실제 손에 쥔 금액 비율은 1년 전보다 더 줄었다는 얘기다.
재무 상태도 전년 대비 악화됐다. 1분기 부채비율은 118.57%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증가했다. 흑자기업은 504곳에서 476곳으로 축소된 반면, 적자기업은 104곳에서 132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체 17개 업종 중 전기가스업(적자전환)·서비스업(-60.72%)·의약품(-29%) 등 9개 업종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금리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금융업의 표정은 엇갈렸다. 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이 올라간 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02% 증가한 반면에 개인투자자 이탈 등을 겪은 증권사의 순이익은 36.36% 감소했다.
코스닥 기업은 그나마 코스피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사 1,050곳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87% 증가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20.89%, 26.02% 증가했다.
당분간 고물가·고금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2분기 실적 전망에는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매출은 비교적 증가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일회성 요인 등으로 순이익은 감소했다”며 “2분기 실적 역시 비용 측면의 악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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