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사팀 "조종석에 있던 사람의 고의적 힘"
"조종사 사생활도 조사"
中 정부, 美 조사팀 의견 반영 여부 불투명
지난 3월 13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등 탑승자의 고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조사팀의 활동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예비조사 과정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블랙박스 분석 과정에서 해당 여객기가 사고 당시 오작동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신문은 "비행기 조종석에 있던 누군가가 의도한 대로 (비행기가) 움직인 것"이라며 "여객기 안에 타고 있던 다른 탑승객이 의도적으로 추락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ABC방송도 미 조사팀 관계자들을 인용해 "해당 여객기가 추락 지점에 약 20m 깊이의 구멍을 만들 정도로 강하게 추락했다"며 "이 정도로 추락하려면 의도적인 힘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조사팀은 조종사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조사했다"며 기체 결함이 아닌, 고의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조종사든 조종사 외 탑승객이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조종해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는 얘기다. 중국은 조사에 참여한 미국 전문가들에게 사고 관련 자료를 모두 제공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방항공 여객기(보잉737-800)는 지난 3월 21일 윈난성 쿤밍에서 승객과 승무원 132명을 태우고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시 텅현의 한 야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직후 미국은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파견해 현재까지 사고 원인을 규명 중이다.
사고 당시에도 여객기 추락 배경을 두고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사고 직후 해당 여객기가 순항고도 8,900㎞를 유지하다 갑자기 수직으로 낙하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고, 추락 당시 속도는 시속 약 1,000㎞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체 결함으로는 이 같은 추락 각도와 속도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이를 근거로 중국 내에서는 "조종사의 고의 추락"이라는 소문이 퍼졌지만, 중국 당국은 "루머"라며 일축해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블랙박스 손상이 심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지목하지 못했다. 추후 중국 정부가 '고의 추락'에 무게를 실은 미국 조사팀의 판단을 얼마만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최종 조사결과 공개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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