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해지, 작년 말부터 감소세
올해 초 가입, 전년 대비 35.6% 급증
집값 정점 판단에 해지 줄고 가입 늘어
집값 상승기에 급증했던 주택연금 해지 건수가 지난해 말부터 꺾인 반면, 가입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주택연금 해지를 통한 시세 차익은 노리기 어려우니, 차라리 연금을 안정적으로 받겠다는 노년층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부동산 가격이 꿈틀하고 있어 주택연금을 깨는 사람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7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연도별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2017년 1,257건 △2018년 1,662건 △2019년 1,527건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집값이 급등했던 △2020년 2,931건 △2021년 4,12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월별 흐름에 다시 변화가 감지된다. 주택연금 해지 건수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최근 2년간의 해지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1, 2월 해지 건수(425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652건)보다 34.8%나 급감했다.
반면 1, 2월 주택연금 가입 건수(1,675건)는 지난해(1,235건)보다 35.6% 급증했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해도, 올해 초 증가폭은 지난해 연간 수준 6.2%를 크게 웃돈다.
주택을 담보로 55세 이상이 들 수 있는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시점의 집값, 금리, 연령에 따라 결정된다. 주택연금을 중도 해약하면 해지 시점까지 받은 연금과 보증료(집값의 1.5%) 등을 토해내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주택연금 해지 감소 흐름은 집값 추세와 관련이 깊다.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지 않는 마당에 적지 않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주택연금 해지에 나서는 사람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거꾸로 2020, 2021년엔 해지에 따른 비용을 물더라도 아파트 매도로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 주택연금 탈퇴자가 많았다.
최근 주택연금 가입이 다시 늘어나는 배경도 비슷하다. 정점에 오른 집값으로 주택연금 수령액을 불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입을 유도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최근 주택 가격이 정점에 올랐다고 판단해 가입자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다시 주택연금 해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0.06%로 오름 폭을 키우는 등 부동산은 강남 4구 등 일부 지역 중심으로 불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주택연금에 들 수 있는 주택 상한선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릴 방침이라 가입 증가세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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