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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30년 만에 여성 총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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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30년 만에 여성 총리 탄생

입력
2022.05.17 15:42
수정
2022.05.17 16:00
24면
0 0

보른 노동부 장관, 카스텍스 사임 공석 총리에 임명
에디트 크레송 이어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에

엘리자베트 보른(왼쪽) 프랑스 신임 총리와 장 카스텍스 전임 총리가 16일 파리 총리 관저 '오텔 마티뇽'에서 열린 이·취임식에 함께 참석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엘리자베트 보른(왼쪽) 프랑스 신임 총리와 장 카스텍스 전임 총리가 16일 파리 총리 관저 '오텔 마티뇽'에서 열린 이·취임식에 함께 참석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가 임명됐다. 재임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6월 총선에서 집권당의 승리를 위해 던진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임 총리는 개혁과 실업 문제 해결 등을 주도한 정통 관료 출신이어서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 강화 및 수행에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16일(현지시간) 엘리자베트 보른 노동부 장관을 신임 총리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총리 임명은 그야말로 전광석화로 진행됐다. 프랑스 국제보도채널 프랑스24는 장 카스텍스 전 총리가 이날 오후 5시경 사직서를 전달했으며 채 두 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후 6시 40분 마크롱 대통령이 신임 총리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 집권 2기 출범을 맞아 장 카스텍스 총리는 지난달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파리 출신인 보른 총리는 그랑제콜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다. 선출직 선거에 출마한 경험은 없으나 다양한 중앙ㆍ지방 정부에서 경력을 쌓은 기술 관료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공화당(LR) 후보에 맞서 사회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세골렌 루아얄 전 환경부 장관의 비서실장으로 일했으며, 이후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공화국(LREM·현 명칭 '르네상스')에 합류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첫 임기 시작과 동시에 2017년 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이후에도 2019∼2020년 환경부 장관, 2020년부터 총리 임명 전까지 노동부 장관을 맡았다.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연금 개혁 및 기후 변화 대처 문제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장관 재임 시절 프랑스 국유철도(SNCF) 관련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실업률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등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을 성실히 수행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극좌와 극우에도 많은 표를 줬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온건 좌파 및 녹색당 계열과 가까운 사람을 낙점했다”고 평가했다.

보른 총리 역시 이날 취임사에서 적극적인 환경 정책 추진을 요구하는 좌파 진영의 요구를 의식한 듯 “기후 변화와 환경 도전에 더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보른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환경, 보건, 교육, 완전 고용, 민주주의 부흥, 유럽과 안보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2번째 임기 구상을 밝혔다.

보른 총리는 1991년 5월부터 1992년 4월까지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합을 맞췄던 에디트 크레송 전 총리 이후 30년 만에 탄생한 여성 총리다. 보른 총리는 연설에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위한 투쟁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하며 꿈을 좇는 모든 어린 소녀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크레송 전 총리는 이날 프랑스 BFM TV 인터뷰에서 “보른 총리 임명은 매우 좋은 선택”이라며 반겼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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