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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펄로 총격범' 젠드런, 2곳 추가 공격 계획…범행 전 답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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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펄로 총격범' 젠드런, 2곳 추가 공격 계획…범행 전 답사도

입력
2022.05.17 17:25
수정
2022.05.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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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3월 슈퍼마켓 방문해 세부 계획 세워
학교서 '살인·자살' 언급해 정신 감정 받기도
일거수일투족 온라인 게시하며 경찰 무시

14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루스 화이트필드의 유가족이 16일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고 있다. 버펄로=로이터 연합뉴스

14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루스 화이트필드의 유가족이 16일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고 있다. 버펄로=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흑인을 겨냥한 총기 난사로 10명을 숨지게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2곳을 추가로 공격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총격범은 범행을 시행하기 위해 사전에 현장 답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지프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국장은 이날 "총격범은 제퍼슨 애비뉴(범행 장소 앞 도로)를 따라 운전하며 더 많은 흑인을 쏘려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 페이튼 젠드런(18)이 버펄로 지역 내 다른 마트를 추가 공격하려 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젠드런이 메신저 사이트 디스코드 등 온라인에 올린 672쪽 분량의 게시글을 검토한 결과, 그가 버펄로 내 다른 2곳에서도 총기 난사를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글에서 그는 슈퍼마켓을 "공격지점 1"로 표시하고, 다른 2곳은 "모든 흑인에게 총을 쏠" 지점이라고 적었다. 각 장소에서의 범행 예상 시간과 장소 간 이동 경로, 살해 가능한 추정 인원까지 자세히 계획했다. 치밀하게 범행을 사전 기획했다는 의미다. 흑인 교회나 학교에서의 총기 난사도 고려했지만, 다행히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범행 전 집에서 360㎞나 떨어진 버펄로에 사전 답사를 다녀온 사실도 드러났다. 젠드런은 3월 8일 공격할 슈퍼마켓으로 '정찰'을 떠났다. 당시 그는 마트를 들락거리며 현장을 살피다 경비원으로부터 "무엇을 하는 거냐"는 질문을 받았고, 통계 조사를 한다고 거짓말을 한 뒤 빠져 나왔다. 이 경비원은 범행 당일 젠드런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젠드런은 재학 당시에도 이상 행동을 보였다. 그는 수업시간에 '살인과 자살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꺼냈다가 이 사실이 뉴욕 경찰에 통보돼 정신 감정을 받았다. 하지만 농담을 했다고 둘러대 추가 조치 없이 하루 반나절 만에 정신 병동에서 퇴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라마글리아 경찰국장은 이에 대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주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주장했다.

총격범은 자신의 범행 계획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찰 당국을 무시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젠드런은 총기 2정을 찍은 사진을 한 파일 공유 사이트에 올리며 "왜 FBI가 지금 나를 문제 삼지 않는 거지? 어쩌면 그들도 (총격 사건이) 벌어지기를 바랄 수도…"라며 비아냥댔다. FBI 대변인은 사건 발생 전에 젠드런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WP에 인정했다.

젠드런은 총기 난사 후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총격을 젠드런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해 그를 연방법상 증오범죄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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