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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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년째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사회공동체 모든 분야에서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성찰과 담론이 현실로 구현되는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다. 코로나19 사태가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과 ESG의 중요성을 동시에 일깨우는 전환점이 됐다.
ESG는 친환경(Environmental),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경영(Governance)이라는 개별가치가 통합된 새로운 규범이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친환경이나 녹색성장이 의미하는 ‘지속가능성’ 개념으로 확장해 해석하기도 한다.
ESG의 근원적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은 1713년 독일의 산림경제학자 한스 칼 폰 칼로위츠가 제시한 독일어의 ‘지속가능성(Nachhaltigkrit)’을 어원으로 삼고 있다. 이후 서구에서는 환경 문제에 대해 많은 논쟁을 이어오면서,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환경이 경제성장과 더불어 미래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된다.
1979년 프랑스 경제학자 르네 파세는 생태계 측면에서 “경제는 사회의 한 시스템 안에 있고, 또 사회시스템은 생명, 환경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가 안정적으로 영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환경을 해치면 안 된다”는 상호 포함관계를 표현하는 지속가능성 모델(동심원)을 통해 ESG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ESG경영은 환경에 방점을 두고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후변화이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에서 등장한 환경 이슈가 지구온난화로 확대되면서 기후변화는 세계적인 핵심 어젠다로 떠올랐다. 2015년 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이 합의한 역사적인 ‘파리기후협약’이 채택됐다.
파리기후협약의 핵심골자는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대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한다는 데 있다. 이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은 NDC(국가결정기여)를 제출해야 한다. NDC는 감축과 적응, 재원, 기술, 역량배양, 투명성을 포함한 각국의 자발적 기여 목표로, 목표 제출 자체를 의무화하는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0월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혁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스마트 그린스쿨 및 스마트 그린산단 조성과 그린 리모델링·그린 에너지·그린 모빌리티를 주요 과제로 선정한 ‘한국판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목표(NDC)를 설정했고 올해 3월 25일 이를 법제화한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됐다.
아울러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31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발표했고, 올해부터는 환경 정보공개 대상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해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공시하도록 했다. 이 체계는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 활동을 분류해 해당 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6대 목표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자원 순환, 오염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이다.
2015년 전 세계가 파리기후협약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ESG가 지속가능경영에 많은 영향을 주면서 기업들은 ESG 도입 및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투자기회뿐 아니라 새로운 금융리스크를 유발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리스크는 저탄소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생기는 ‘이행리스크’와 이상기후로 인해 생기는 ‘물리적 리스크’로 구분된다. 2020년 1월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그린스완(Green Swan)’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또는 금융의 위기를 뜻하는 말로, 급격한 기후변화가 몰고 올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기업에게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은 친환경 기반의 ESG경영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결국 ESG경영의 시작은 친환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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