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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대생들이 영어 가르치는 앱 만든 이성파 이승훈 링글 공동대표

입력
2022.05.18 04:30
수정
2022.05.18 13: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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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중급자 겨냥해 영미 명문대생들이 강사로 참여
미국인들도 영어 배우기 위해 이용

인터넷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서비스는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 신생기업(스타트업) 링글이 만든 같은 이름의 서비스는 영어를 곧잘 하는 사람들 사이에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곳은 기초 회화나 생활 영어를 배우려는 초보자들이 아닌 중급 이상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영어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 유용한 곳으로 소문이 났다면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서울 서초대로의 링글 사무실에서 공동 창업자인 이성파(34), 이승훈(40) 공동대표를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링글을 창업한 이성파(왼쪽), 이승훈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대로 사무실에서 링글 서비스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에듀테크 스타트업 링글을 창업한 이성파(왼쪽), 이승훈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대로 사무실에서 링글 서비스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영미 명문대생들이 영어 성장을 돕는다”

링글은 미국과 영국 명문대생들이 영상을 통해 1 대 1로 영어를 가르치는 서비스다. 이성파 대표는 "영어의 성장을 돕는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영어를 하지만 원어민처럼 자연스럽지 않은 사람들에게 각자의 생각을 영어로 정리해 말할 수 있게 도와줘요. 그래서 교육 주제가 직업관이나 아마존의 사업 모델에 대한 토의 등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내용이죠. 기존 영어 교재에서 볼 수 없는 내용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강사와 교재의 차별화다. 링글은 전문 교사가 아닌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생들이 강사로 참여하며 정해진 교재가 없다.

이승훈 대표에 따르면 1,300명 이상의 미국, 영국 대학생들이 강사로 뛴다. "모두가 명문대생은 아니지만 70%가 상위 30위권 대학의 학생들입니다. 명문대생 가운데 하버드대생이 가장 많아요. 미국 명문대생 중에 영어 가르치며 돈 벌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죠. 이들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하고 성실해요.”

하지만 미국 명문대생이 무조건 영어를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이성파 대표는 이를 흔쾌히 인정했다. "기존 영어학원 등에서는 아무나 영어 강습을 하는 게 아니라고 비판할 수 있어요. 인정합니다. 그래서 링글에서는 초급자를 가르치지 않아요. 기초 영어나 생활 영어를 가르치려면 자격증 있는 강사가 필요하죠. 하지만 영어로 자기 소개를 2, 3분 이상 막힘없이 할 수 있는 중급자에게는 잘 가르치는 것보다 적합한 내용을 토의할 수 있는 강사가 필요해요. 그래서 직장인이나 영화감독, 간호사 등 전문직 이용자들이 많아요. 각자의 업무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죠."

이승훈 대표는 링글을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에 비유했다. "택시 타면 기사들이 지리를 잘 알아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죠. 그런데 우버를 타는 것은 편하고 깨끗한 양질의 서비스 때문입니다. 지리는 도로안내장치(내비게이터), 즉 기술로 보완하죠."

교재는 직접 개발한다. 이성파 대표에 따르면 교재 개발에 8 대 2 법칙을 적용한다. "8 대 2 법칙이란 세계인의 80%가 관심 갖는 여러 주제 중 공통된 20% 주제를 다룬다는 뜻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올림픽, 주식 등 시의적절한 주제를 정하죠. 국내와 미국법인의 콘텐츠팀, 외국인 강사들이 함께 만들어요. 사진과 영상 등을 활용해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만들어 이용자들이 앱으로 보거나 PDF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어요."

AI로 이용자 실력 평가해 보완점 알려줘

이용 방법은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거나 컴퓨터(PC)로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된다. 이승훈 대표는 "스마트폰 앱과 PC를 함께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앱으로 교재를 보면서 PC로 1 대 1 영상 수업을 하면 좋죠. 수강신청과 예습, 복습은 앱으로 하는 것이 편해요."

이용료는 40분 수업 기준으로 1회당 6만 원인데 여러 회차를 묶어서 신청하면 회당 가격이 3만6,000원대로 떨어진다.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유료 이용자는 1만5,000명이다.

여기에 개인별 최적화 학습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이 가미된다. 이성파 대표는 이번 달부터 이용자의 영어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할 생각이다. "AI가 이용자의 영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평가하고 분석해서 보여줘요. 음성인식을 하는 AI가 이용자의 문법, 단어의 정확성, 발음 등을 확인하죠. 강사들이 수업에 몰두하도록 AI가 평가를 해요."

이용자는 수업이 끝나면 평가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다. "평가 결과를 그래프로 시각화해서 부족한 부분과 해결 방법을 알려줘요. 강사도 이를 보고 이용자 상황에 맞는 공부 방법 등을 안내할 수 있죠."

심지어 AI는 강사의 오류도 바로잡아 준다. 이승훈 대표는 이를 "AI와 강사의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원어민들도 실수할 수 있어요. 이때 AI가 강의 내용에 오류가 있으니 확인해 보라고 강사에게 전달해요. 만약 AI가 잘못 알려주면 강사가 이를 바로잡아 거꾸로 AI의 실력을 개선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어요."

이승훈(왼쪽), 이성파 링글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대로 사무실 한쪽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에서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승훈(왼쪽), 이성파 링글 공동대표가 서울 서초대로 사무실 한쪽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에서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미국 명문대 돌며 강사 선발

관건은 양질의 강사 확보다. 이를 위해 미국 대학들을 직접 방문하고 온라인 면접을 본다. 이성파 대표는 "강사들이 추천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전담 직원을 보내 강사를 뽑아요. 그렇지만 강사들이 서로 추천하는 방식이 가장 좋죠. 믿을 수 있으니까요."

이승훈 대표는 미국 명문대생들이 먼저 찾아오도록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별도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앞에 눈에 띄도록 강사들이 모이는 라운지 같은 공간을 올해 안에 만들 생각입니다. 곧 보스턴에 가서 임대계약을 해야죠. 기술 스타트업이어도 실제 공간에서 알리는 작업이 중요해요."

우수 강사들을 확보하기 위해 아예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법인에 직원 8명이 있어요. 이들이 분기별로 미국 대학을 돌며 강사들을 만나 세미나도 하고 동아리 회원 모집 하듯 강사들을 뽑아요. 스타트업 정신으로 직접 가서 만나죠.”

이렇게 뽑은 강사들에게 수강료의 절반을 준다. "강사가 가져가는 돈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는데 고액과외를 추구하는 게 아니어서 수강료를 올릴 생각은 없어요."

이성파 대표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은 강사 참여를 손쉬운 아르바이트로 생각한다. "미국 대학생들은 영상회의로 강의를 하니 별도 비용 없이 편하게 일하면서 돈을 벌어요."

더불어 강사로 참여한 미국 대학생들은 좋은 이력을 쌓게 된다. "이력서에 커뮤니케이션 코치 등으로 기록할 수 있어요. 강사들은 각 분야에서 일하는 세계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이력을 쌓을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죠."

외국인들도 이용 "미국서도 영어 배운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인 이용자들이다. 이승훈 대표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2%가 외국인이다.

이 가운데 미국에 사는 이용자들도 있다. "미국에 살아도 영어를 배우기 힘들어요. 국내에서 우리말 가르치는 학원 찾기 힘든 것과 같죠. 그렇다 보니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영어를 쓰지 않는 유럽 국가나 베트남, 일본 사람들도 링글을 이용하죠. 이들을 감안해 베트남과 일본어 서비스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성파 대표는 해외법인들을 계속 늘릴 방침이다. "하반기에 보스턴에도 미국 법인을 추가 설립할 생각입니다. 강사 선발과 미국에서 영어 배우려는 사람들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베트남과 일본 등 영어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도 현지 법인을 만들어야죠. 베트남 법인은 내년에 설립할 계획입니다."

링글의 1 대 1 영어교육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과 노트북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링글 제공

링글의 1 대 1 영어교육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과 노트북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링글 제공


유학 가서 사업 아이템 얻어 “3년 내 유니콘 간다”

창업 아이템은 이성파 대표가 제안했다. 그는 연세대 전자전기공학과를 조기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반도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카이스트 대학원을 나와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3년간 반도체 설계를 했어요. 그때 왜 이 일을 하고 있나 의문이 들었죠. 항상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들을 하고 싶었어요. 남보다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돌파구를 찾기 위해 미국 유학을 갔죠. 2014년 같은 대학 동료가 영어를 가르치며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무료 수업을 해보니 사업 가능성이 보였어요. 이때 같은 대학에서 MBA를 한 이승훈 대표를 만나 2015년 창업했죠."

창업 동지인 이승훈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6년간 일한 경영 전문 컨설턴트 출신이다. 이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갔다. "컨설턴트로 일할 때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유학을 택했어요. 창업에 관심이 많았죠. 마침 이성파 대표의 제의를 받고 창업을 결심했죠."

이성파 대표는 3년 내 20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누적으로 약 240억 원 투자를 받으면서 1,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어요. 20배 성장하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이 될 수 있어요. 그러려면 1만 명 이상의 강사와 2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죠."

앞으로 이승훈 대표는 이용자들 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계획이다. "회사 라운지를 이용자들도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했어요.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생각입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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