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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자극과 논쟁의 연속… '검은 양 게임' 향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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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자극과 논쟁의 연속…'검은 양 게임' 향한 우려

입력
2022.05.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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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첫 방송된 '검은 양 게임'은 대중에게 친숙한 마피아 게임을 재구성한 추리 서바이벌이다. SBS 제공

지난 13일 첫 방송된 '검은 양 게임'은 대중에게 친숙한 마피아 게임을 재구성한 추리 서바이벌이다. SBS 제공

과유불급.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사자성어다. SBS 추리 서바이벌 '검은 양 게임'이 방송 전부터 파격적인 티저 영상들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어보겠다는 전략을 꾀했지만 반응은 미비하다. 오히려 금수저, 성 소수자, 페미니스트, 노출증 등 논란이 될 수식어들로 노이즈 마케팅을 시작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검은 양 게임'은 대중에게 친숙한 마피아 게임을 재구성한 추리 서바이벌이다. 독특한 인생 경험을 가지고 각지에서 모인 8인의 참가자들은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검은 양(마피아)과 흰 양(시민)으로 나뉜다. 참가자들은 억대 우승 상금을 걸고 4박 5일간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다양한 놀이 활동과 추리를 통해 검은 양을 찾아야 한다.

먼저 '검은 양 게임'은 방송 전부터 핫펠트(예은)을 비롯해 정재호 풍자 김경훈 김나정 등의 출연을 예고하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유튜브로 공개된 티저 영상부터 자극적이다. "한 부모 가정이 XX라고 왜 의심하냐", "성 소수자가 남들과 달라서 XX를 당한다" 등 참가자들의 멘트가 짜깁기되면서 예비 시청자들의 우려를 샀다.

젠더 이슈가 꾸준히 화두에 오르고 있을 때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등으로 초반 논란과 함께 화제성 견인을 기대한 듯 하지만 유튜브 조회수는 1만 회에 머무르고 있다. 페미니스트로 꾸준히 목소리를 높였던 핫펠트를 향한 도 넘은 비난도 우려를 자아낸다. '검은 양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이미 이를 조롱하는 댓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은 티저 영상 댓글로 "불편한 언니 나온다"라면서 핫펠트가 그간 지적했던 여성 불평등 제도 발언들을 비꼬기도 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검은 양 게임'은 대중에게 친숙한 마피아 게임을 재구성한 추리 서바이벌이다. SBS 티저 영상 캡처

지난 13일 첫 방송된 '검은 양 게임'은 대중에게 친숙한 마피아 게임을 재구성한 추리 서바이벌이다. SBS 티저 영상 캡처

참가자 A로 나온 '운동중독자'는 자신의 키워드를 "노출증"으로 내세웠다. 또 참가자 E로 등장한 유튜버 풍자는 자신의 특징을 트랜스젠더로 내세우면서 "나는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베일을 벗은 '검은 양 게임'은 1회부터 성형 수술을 화두로 삼았다. 남성 잡지 모델 출신인 김나정을 비롯해 일부 여성 출연자들이 가슴 수술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 트랜스젠더인 풍자도 가슴 수술의 종류에 대한 지식을 드러내면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생존 서바이벌 게임 후발주자의 리스크

지난해 말 방송된 MBC '피의 게임'은 자체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유튜브 콘텐츠 '머니게임'의 기획자 진용진이 MBC와 손을 잡은 만큼 지상파에서 보기 드문 생존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의 게임'은 방송 내내 출연진의 내부 갈등과 배신, 음모 등을 조명하면서 신선한 발상을 꾀했고 높은 화제성을 견인했다. '피의 게임'을 독점 제공한 OTT 웨이브 역시 큰 수혜를 맛봤고 해외 판권 수출까지 노렸다.

하지만 현 시점은 이미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발맞춰 서바이벌과 음모 등 자극으로 점철된 콘텐츠의 흐름이 한바탕 휩쓸고 간 후다. 지금의 대중은 서바이벌과 생존이라는 키워드에 새로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지상파 예능이 아닌 다양한 플랫폼이 자극적인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버들이 직접 웹예능을 기획해 추리 게임을 펼치는 콘텐츠들은 지난해부터 큰 붐을 일으킨 바 있다.

결국 '검은 양 게임'은 생존 게임 열풍에 뒤늦게 참가하면서 수혜가 아닌 리스크만을 껴안게 됐다. 특히 초반 노선을 자극적인 키워드로 선택한 만큼 앞으로 더 수위 높은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지금의 '검은 양 게임'에겐 이렇다 할 강점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검은 양 게임' 제작진의 다음 선택이 부디 자극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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