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북한과 방역전 함께 승리하길"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북한과 방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의 의료 인력 파견보다 의약품 공급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으로부터 방역 지원을 요청받았느냐’는 질문에 "파악하고 있는 구체적 정보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그는 "중국과 북한은 위기 때 서로 돕는 훌륭한 전통이 있으며 방역은 전 인류가 당면한 공동 과제"라며 "중국은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상호 지원과 협력을 강화해 방역전에서 함께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자오 대변인이 굳이 부인하지 않은 데다가 ‘서로 돕는 전통’을 언급한 점을 미뤄 북중 양국 간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공개한 12일에도 "북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최우호국으로서 대북 방역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명확히 한 셈이다.
실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중국 정부에 방역 지원을 공식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양국 실무 당국 간 논의가 이미 진행 중이다. 다만 북한이 어떤 지원을 요청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빠른 만큼, 당장 확진자에게 투약할 해열제와 진통제 같은 의약품과 대량의 진단 키트 지원이 논의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도 "중국이 의료 인력을 직접 파견할 것이란 이야기는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며 "방역 관련 물자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거부한 상황에서, 중국산 백신이 지원될지 관심이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의 백신 지원을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당시에는 코로나19가 북한에 확산하기 전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방역 협력을 계기로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백신 접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 의료 인력이 직접 북한에 파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확산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하이를 봉쇄한 데 이어 최근에는 수도 베이징에 대한 방역 강도도 높이는 등 방역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자국 내 방역 인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을 북한에 파견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도 적잖은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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