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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가격은 부르는 게 값? 작가이력 보면 적정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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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가격은 부르는 게 값? 작가이력 보면 적정가 보여"

입력
2022.05.17 04: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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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티팩츠' 선보여
작가 이력 등 미술품 정보 모은 플랫폼

아트부산이 열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내 원앤제이갤러리 부스에서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의 뒤로 서동욱·강홍구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아트부산이 열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내 원앤제이갤러리 부스에서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의 뒤로 서동욱·강홍구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주식 투자할 때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듯 그림을 사기 전엔 이것부터 봐야 한다. 작가의 이력, 즉 CV(Curriculum Vitae)다. 작품의 적정가를 판단하기 위해선 작가의 경력경로(Career Path)에 대한 공부가 필수란 얘기다.

지난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미술장터(아트페어) 아트부산에서 만난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는 "CV는 작품의 적정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으레 '미술품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하지만 시장이 형성된 제도권 작가의 경우 가격 결정의 논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CV를 토대로 앉은자리에서 작품 가격을 맞혔던 경험을 들려줬다. "국제 미술시장을 보면 아주 정교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커리어의 작가면 대략의 작품 가격대가 나옵니다. 국내에선 아직 이런 부분이 공론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나이, 성별, 학력 등 기본 프로필부터 개인전·단체전 개최 내력, 작품의 소장 기관, 수상과 문헌 기록 등 한 작가의 커리어 전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CV다. 작품 구매 전 체크리스트인 셈. "어떤 전시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지, 어느 기획자와 전시를 했는지도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작품의 공개 판매기록을 찾아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공공미술관의 작품 소장은 다시 작품이 시장으로 나올 확률이 적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평론도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


아트부산의 한 부스에서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티팩츠로 서동욱 작가의 작품 '여름-바다-눈부신 Ⅲ'의 정보를 검색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아트부산의 한 부스에서 박원재 원앤제이갤러리 대표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티팩츠로 서동욱 작가의 작품 '여름-바다-눈부신 Ⅲ'의 정보를 검색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데 모았다. 이번 아트부산에서 그가 선보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티팩츠다. 휴대폰 카메라로 미술품을 촬영하거나 이미지·키워드를 입력하면 CV부터 금액 등 경매 이력, 평론까지 볼 수 있는 디지털 아트 플랫폼이다. 현재 확보한 데이터는 87만여 건으로, 계속 추가 중이다.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아티팩츠로 미술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지금의 미술시장 과열이 수그러들 때 미술계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적었으면 해요. 그전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 서야 사람들이 내가 산 작품 가격이 왜 떨어졌는지 납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미술시장의 양적 팽창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미술에 대한 애호 없이 수익성과 유명세에만 의지하는 상황은 염려스럽다. 일부 인기 작가의 경우 미술시장 지표와 무관하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이루고 있고, 방탄소년단 RM 등 유명인이 샀다고 하면 작품가가 기이하게 치솟는다. 그는 "90년대생 작가의 작품 한 점이 100만 달러를 넘는데, 그 돈이면 이미 미술사에 길이 남을 작가인 앤디 워홀의 작품도 살 수 있다"며 "그렇다면 누구 작품을 사는 게 타당할지 한번쯤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2005년 문을 연 원앤제이갤러리는 한국 작가만으로 세계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의 초청을 받는 몇 안 되는 국내 갤러리 중 하나다. 특히 젊은 작가 발굴·육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산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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