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흥행 대전 일정 윤곽
충무로 대작 영화 ‘외계+인’과 ‘한산: 용의 출현(한산)’이 1년 중 최고 대목인 여름시장에서 같은 날 개봉하며 흥행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등으로 극장가 경기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여름 흥행 대전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외계+인’ 1부와 ‘한산’은 개봉일을 7월 27일로 잠정 확정했다. 두 영화 모두 1,000만 관객을 모았던 흥행 감독이 연출한 데다 대형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대작들이다.
제작비 300억원 넘는 대작 맞대결
‘외계+인’은 400억 원가량을 들여 1, 2부를 동시에 만들었다. ‘도둑들’(2012)과 ‘암살’(2015)로 각각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술사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등이 출연했다. 외계인이 등장한 현재와 고려 말 사이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그렸다. 지난해 4월 촬영을 마친 이후 개봉 시기를 저울질하며 후반작업만 1년 넘게 지속해 왔다. 2부 개봉 시기까지 감안해야 해서 1부 공개를 미룰 수 없는 처지다. 2부는 추석 연휴 또는 연말 개봉이 점쳐진다.
‘한산’은 ‘명량’(2014)으로 국내 역대 최고 흥행 기록(1,761만 명)을 세운 김한민 감독의 신작이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 첫 대승을 거둔 한산대첩을 묘사했다. 배우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으로 변신했고,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균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제작비는 약 300억 원이다. 김 감독은 2020년 ‘한산’ 촬영을 마친 후 곧바로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영화인 ‘노량: 죽음의 바다’ 연출에 들어가 지난해 6월 크랭크업했다. ‘외계+인’과 마찬가지로 ‘한산’의 개봉도 마냥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헌트’와 ‘비상선언’은 8월 개봉 가닥
‘외계+인’과 ‘한산’ 이외 국내 기대작들의 여름 개봉 일정도 윤곽이 잡혔다. 지난해 완성됐으나 개봉을 미뤄 온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외계+인'과 ‘한산’보다 1주일 뒤 흥행 대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8월 3일을 개봉일로 조준하고 있다. ‘관상’(2013)과 ‘더 킹’(2017)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했고, 제작비 약 260억 원이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열린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 연말 또는 설 연휴 개봉이 예상됐으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공개 시기가 잇달아 미뤄졌다.
배우 이정재가 연출과 주연을 겸한 ‘헌트’는 8월 10일 선보일 예정이다.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으로 대통령 암살을 소재로 한 첩보스릴러다. 이달 17일 개막하는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 스타로 도약한 이정재의 복귀작인 데다 오랜 지기 정우성이 출연해 호객 요소가 적지 않다.
‘외계+인’과 ‘한산’의 빅매치가 성사되고 ‘비상선언’과 ‘헌트’의 개봉이 잇따르면 여름 극장가는 모처럼 활황을 맞을 전망이다. 국내 극장가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름 대목을 지난 2년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모가디슈’와 ‘싱크홀’ ‘방법: 재차의’ ‘인질’이 개봉됐으나 4편의 총 관객수가 760만 명가량에 불과했다.
올해는 ‘범죄도시2’가 18일 개봉하며 국내 영화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다음 달 8일과 29일 각각 개봉하며 여름 흥행 군불을 지필 상황이다. 하지만 여름 흥행이 극장가 단기 부양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장기적으로 낙수효과를 통해 한국 영화 산업을 견인할 만한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양극화 해소와 다양성 추구 등 코로나19로 분출된 영화시장의 변화 요구에 (극장 등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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