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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알쏭달쏭’ 부정맥, 문제 없는 증상도 있지만…

입력
2022.05.15 21: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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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가톨릭대 명예교수(노태호심장클리닉 원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자려고 누었는데 갑자기 심장이 덜컹댄다. 전에도 한두 번 이런 일이 생겼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더 심장이 요동치는 것 같다. 일어나 TV에서 본 대로 조심스럽게 손목 맥을 잡아보지만 잘 모르겠다.

몇 년 전 부정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때 의사는 심각하지 않다고 했는데…. 오늘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친구가 갑자기 떠오른다. 의사가 오진한 건 아닐까? 부정맥이 더 심해졌나? 나도 큰일을 당하는 건 아닐까?

별 생각이 다 든다. 잠은 이미 저만치 달아났다. 벌떡 일어나 거실을 걸어보지만 이젠 숨까지 가빠온다. 불안한 마음이 커질 대로 커지며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손발에 땀도 나기 시작한다. 119에 전화해 응급실로 가야 하나? 불안감에 날밤을 새우고 날이 밝자마자 심장내과 진료실을 찾는다.

심장 부정맥은 심장이 고르게 박동하지 않는 심장 질환이다. 한 단어로 부정맥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갑자기 발생해 전기 제품에 전원이 끊기듯 갑자기 생명을 잃는 부정맥에서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부정맥도 많다.

이뿐만 아니다. 같은 부정맥이라도 정도 차이가 크고 정도가 비슷한 부정맥이라도 개인에 따라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크다. 그러니 환자가 자신의 병명을 알게 되면 혼란과 고민이 해소되기는커녕 불안감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심장이 하루에 온몸으로 내보내는 혈액량은 5,000~6,000리터나 된다. 우리가 잠들어도 한순간도 쉬지 않고 박동하는 심장이 얼마나 고마운가?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거나 늦어도, 불규칙해져도 온몸으로 보내는 혈액량이 감소한다. 심장이 제 역할을 하려면 빠르게 박동해야 할 때는 빠르게, 늦어도 좋을 때는 늦게 박동하는 등 조화가 필요하다. 조화가 깨지면 부정맥이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매우 빠른 빈맥, 매우 늦은 서맥, 어쩌다 발생해 덜컹대는 간헐성 부정맥, 시종일관 규칙성을 찾기 어려운 부정맥 등 다양하다.

어떤 부정맥이 위험한 부정맥일까? 이걸 정확히 판단하는 건 심장 전문의 몫이다. 그렇다면 부정맥 환자나 주변 사람이 환자 상태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

몇 가지가 중요하다. 우선 심장박동이 빠르건 늦건 혈압이 떨어지며 어지러우면 위험하다. 심장에서 온몸으로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며 혈압이 떨어지고 평소 가장 많은 혈액순환이 필요한 뇌가 먼저 영향을 받는다. 뇌로 향하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며 순간적으로 뇌빈혈에 빠져 어지럽고, 심지어 핑하고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한다.

다음이 쇼크다. 안색이 창백해지고 피부가 차갑고 식은땀이 나며 축축해진다. 마지막으로 숨이 차거나 가슴에 통증이 생기면 역시 위급을 알리는 신호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자신이나 주변 사람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응급 상황으로 판단하고 즉시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러나 다행히 이런 심각한 상황은 부정맥 환자의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우리가 아는 부정맥은 대부분 그리 위험하지 않다. 외래를 찾는 환자는 부정맥 자체보다 오히려 불안감이 훨씬 크다.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심호흡을 하면서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얘기한 이런 증상이 자신에게 해당하지 않으면 시간은 내 편이니 편한 마음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태호 가톨릭대 명예교수(노태호심장클리닉 원장)

노태호 가톨릭대 명예교수(노태호심장클리닉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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