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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비문증·시력 저하 등 당뇨망막병증 증상 나타나면 치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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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비문증·시력 저하 등 당뇨망막병증 증상 나타나면 치료 어려워

입력
2022.05.15 22: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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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병을 앓은 지 15년 정도 지나면 적지 않은 환자가 시력 저하, 시야 흐름, 비문증 등이 나타나는 당뇨망막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병을 앓은 지 15년 정도 지나면 적지 않은 환자가 시력 저하, 시야 흐름, 비문증 등이 나타나는 당뇨망막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중년이 지나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초점이 맞지 않으면 노안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다면 ‘당뇨망막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발생하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출혈이 발생하기 쉬워 유리체 출혈이나 망막박리를 일으켜 시력 저하뿐만 아니라 실명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나이 관련 황반변성(AMD)'에 이어 노인 실명 2위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 치료 전문가'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를 만났다. 안 교수는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증상이 없다가 망막이 심하게 손상돼 시력 저하나 시야 흐림 등으로 망막에 이상을 느끼게 되기 전까지는 알기 어렵다”며 “당뇨병이라면 이미 당뇨망막병증을 앓을 수 있기에 당뇨병 첫 진단 시 안과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당뇨망막병증을 설명하자면.

“눈의 망막은 사물을 보게 해 주는 신경조직으로, 카메라로 말하자면 필름에 해당한다. 필름에 문제가 없어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듯이 망막에 문제가 없어야 좋은 시(視)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으로 망막 혈관 및 신경 조직이 손상되는 합병증을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성 콩팥병,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함께 당뇨병의 미세 혈관합병증의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성인 실명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당뇨망막병증은 국내에서도 녹내장, 나이 관련 황반변성(AMD)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의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고, 당뇨병 환자의 수명과 유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더 문제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성과 증식성 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성 망막병증은 망막의 작은 혈관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지만 망막에 자라는 비정상 혈관(신생 혈관)이 발생하지 않은 당뇨망막병증의 초기 소견을 말한다.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망막 중심부가 부으면(당뇨황반부종)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증식성 망막병증은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곳에 신생 혈관이 생기는데, 이 혈관이 쉽게 출혈돼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신생 혈관에 의한 출혈 및 망막박리로 몇 년 내에 실명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 증상은 무엇인가.

“시야 흐림, 시력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망막이 심하게 손상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신생 혈관이라고 불리는 망막에 자라는 비정상 혈관이 터지거나 망막이 떨어지는 망막박리에 의해 한쪽 눈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기도 한다.

비정상 혈관이 터지면 비문증(飛蚊症ㆍ날파리증) 증상처럼 눈앞에 무엇인가 떠다닌다고 착각할 수 있다. 망막이 맥락막에서 떨어지면(망막박리) 시야가 가려지는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 당뇨병으로 인한 백내장도 빨리 발생해 사물이 침침하게 보이고, 당뇨망막병증이 심하면 녹내장 등 합병증으로 시야가 좁아지거나 시력이 소실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많이 발생한다.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쉽게 발생하다. 당뇨병 발병 15년 정도 되는 시점에 당뇨망막병증 발병률은 60~70% 정도 되고, 30년이 넘으면 90% 정도 나타난다.”

-당뇨망막병증은 어떻게 알아내나.

“안과에서 안저(眼底) 검사로 망막을 확인해 당뇨망막병증을 진단한다. 경우에 따라서 안저 사진을 찍어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단 시기를 놓쳐 망막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 발견되면 돌이킬 수 없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따라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안저 검사해 당뇨병에 의한 망막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없으면 보통 1년 간격으로 안저 검사를 한다.

당뇨망막병증 초기라면 6개월~1년 간격으로 관찰을 시행한다. 진행된 당뇨망막병증 및 당뇨황반부종이 동반됐다면 1~4개월 간격으로 경과를 관찰한다. 안과 진료 시 동공을 확장하는 산동제(散瞳劑)를 점안한 후 시행하는 안저 검사가 기본적인 검사이며, 필요에 따라 형광 물질을 정맥주사하고 안저 혈관 영상을 보는 형광 안저 촬영이나 빛간섭 망막단층촬영을 시행한다.”

-당뇨망막병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당뇨망막병증에 영향을 미치는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도 치료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면 정상으로 되돌아가기 매우 어렵지만 혈당 및 동반 전신 질환을 조절해 당뇨망막병증 진행을 늦출 순 있다. 이러한 내과적 치료와 함께 적절한 치료를 위해 안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면 레이저 치료(신생 혈관 없애기 위함)나 눈 속 주사 치료(당뇨황반부종과 망막·유리체 출혈 막기 위함)를 시행하며, 유리체 출혈, 망막박리 등 구조적 합병증은 수술해야 한다. 황반부종 합병증이 동반되면 부종을 줄여 시력을 개선하기 위해 눈 속 주사 치료 등이 흔히 쓰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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