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공동 1위 바심과 탬베리 모두 제치고 정상
우상혁(26ㆍ국군체육부대)이 남자 높이뛰기 ‘현역 최강’ 무타즈 에사 바심(31ㆍ카타르)를 제치고,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우상혁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넘어 정상에 올랐다. 도쿄올림픽 공동 1위 바심과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점퍼들을 모두 제치고 거둔 엄청난 쾌거다. 2위 바심의 기록은 2m30이었다. 특히 바심의 홈그라운드 카타르에서 거둔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이날 우상혁이 기록한 2m33은 자신이 보유한 실외 한국기록(2m35)과 실내 한국기록(2m36)보다는 낮지만, 2022년 세계 실외 경기에서 나온 최고 기록이다. 2022 실내경기 시즌에서 세계 최고기록(2m36)을 세운 우상혁은 실외경기 시즌에서도 세계 1위 기록을 만들었다.
이날 도하에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어 높이뛰기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모두 고전했다. 높이뛰기 경기 역시 예정보다 20분 늦게 시작했다.
우상혁은 이날 오히려 초반에 고전했다.
1차 시기에서 2m20을 가볍게 성공했지만 2m24에서 1, 2차 시기에 연거푸 바를 건드리며 코너에 몰린 뒤 3차 시기에서야 바를 넘고 포효했다. 2m27 1차 시기에서도 종아리 위쪽에 바가 걸려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서 가뿐하게 성공한 뒤 중계 카메라를 내려다보며 ‘자신만만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후에는 거침이 없었다. 우상혁은 “가자, 고”를 외치고, 힘차게 도약해 2m30을 1차 시기에 성공했다. 2m30을 넘은 선수는 우상혁과 바심, 두 명뿐이었다.
‘현역 최고’ 바심과 ‘2022시즌 최고’ 우상혁의 승부는 2m33에서 갈렸다. 우상혁은 박수를 유도하며 경쾌한 몸놀림으로 2m33을 1차 시기에 넘은 뒤 매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바심은 2m33 1차 시기를 실패했다. 이어 곧바로 2m35로 올려 역전을 시도했지만, 연거푸 실패하며 우승을 우상혁에 내줬다.
우승을 확정한 우상혁은 2m35에 두 차례 실패한 뒤, 2m37로 바를 올려 한국 신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바를 건드렸다. 도쿄올림픽 공동 1위이자, 개인 최고 기록(2m39) 보유자 탬베리는 2m24를 넘지 못하며 최종 기록 2m20(7위)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우상혁은 1만 달러(1,280만원)의 우승 상금과 다이아몬드리그 포인트 8점을 챙겼다. 다이아몬드리그는 1년에 총 14개 대회가 열린다. 13개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로 순위를 정해 ‘챔피언십’ 격인 14번째 대회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올해는 7월 30일 상하이, 8월 6일 선전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취소됐다. 8월 6일 대회는 폴란드 호주프가 개최권을 이어 받았지만, 7월 30일 상하이 경기는 아예 취소해 올해는 13개 대회만 열린다.
9월 8~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에서 종목별 챔피언을 가린다. 각 대회 1위는 승점 8을 얻는데,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승점 10 정도를 얻으면 상위 6명이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 마지막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2022시즌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육상 새 역사를 쓰고, 세계 최고 점퍼로 자리매김한 우상혁은 이달 21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해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버밍엄 대회에는 바심과 탬베리가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우상혁의 다이아몬드리그 2개 대회 연속 우승 가능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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