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원 제시 KG컨소시엄, 인수예정자 선정
컨소시엄에 KG 계열사와 사모펀드 2곳 가세
조건부 계약 후 더 나은 조건 없으면 최종 확정
쌍용자동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13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KG컨소시엄을 인수·합병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KG그룹 컨소시엄의 인수예정자 선정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쌍용차 측은 인수예정자를 선정한 기준으로 △인수대금의 크기와 △유상증자비율 및 요구 지분율 △인수 이후 운영자금 확보 계획(조달 규모 및 방법) △고용보장 기간 등에 중점을 두고 종합 평가했다고 전했다. 입찰엔 KG·파빌리온PE 컨소시엄과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가 참여했는데, 이엘비앤티는 평가에서 제외됐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인수 금액과 사업계획 등을 평가한 뒤 인수 조건이 가장 좋은 KG컨소시엄을 인수예정자로 결정했다. 이번 입찰엔 인수와 동시에 지급하는 인수대금과 함께 향후 운영자금까지 총인수대금에 포함됐다. 업계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으로 약 9,000억 원을, 쌍방울그룹은 약 8,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KG그룹은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4,0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인수자금 5,000억 원을 확보했고, 추가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인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KG컨소시엄은 KG그룹의 계열사인 KG스틸홀딩스와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별도로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사모펀드 캑터스PE로 구성됐다. KG그룹은 전략적투자자(SI)로, 파빌리온PE와 캑터스PE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
쌍용차는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 8,352억 원과 공익채권 7,793억 원 등 총 1조5,000억 원가량의 채무를 갖고 있다.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매년 3,000억 원가량의 운영자금도 필요하다.
쌍용차는 일단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향후 공개 입찰 과정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 여부를 확인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르면 다음 주 KG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 본입찰에 필요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만약 본입찰에서 KG컨소시엄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인수 후보가 등장한다면 조건부 투자 계약이 해제되고, 최종 인수 예정자가 바뀔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KG컨소시엄보다 많은 인수금액을 낼 수 있는 후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7월 초 최종 인수예정자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말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생채권 변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수대금은 3,000억 원대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의 1.75% 변제율에 반발하며 인수를 반대한 바 있다.
만약 관계인 집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원 주도하에 인수·합병(M&A)을 진행하거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법원의 인가를 받기 전 쌍용차가 스스로 주도하는 M&A로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쌍용차에 대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주식 거래 정지 기간도 올해 말까지 지속된다. 개선기간이 종료되면 쌍용차는 다시 상장공시위원회 심사를 받고 상장폐지·거래재개 등 처분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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