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적자보다 2조 많은 규모
"연료비 가격 급등에 전기 팔수록 손해인 구조 탓"
10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 8조 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를 비롯한 연료비 가격 급등으로 전력구매 부담이 대폭 커졌지만, 전기요금 동결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한전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86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5,656억 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6조~7조 원 수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적자 폭이다.
한전에 따르면 매출은 16조4,64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는데, 순손실은 5조9,25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한 해 적자액 5조8,601억원보다도 2조원 가까이 많은 것이다.
연료비(7조6,484억원)와 전력구입비(10만5,827억원)가 각각 92.8%, 111.7% 급증한 것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배경이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액화천연가스(LNG) t(톤)당 가격은 132만7,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2% 올랐고 유연탄은 191% 상승했다. 이에 비해 전력 판매 수익은 15조3,784억원으로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전은 “전세계적 에너지 위기와 가격 급등 상황 속에 우리나라만 예외적으로 전기요금이 동결됐다”며 “물가안정을 고려해 국민 생활안정과 기업의 원가 부담을 한전이 고스란히 떠안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라며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모두 전기요금을 인상하거나 국가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연료비 가격 급등에 따른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한전은 발전 자회사들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재무 개선을 위해 부동산 등 자산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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