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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서 활약한 '산업 1세대' 경영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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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서 활약한 '산업 1세대' 경영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 별세

입력
2022.05.12 17:52
수정
2022.05.15 15: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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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삼남이자 삼성가의 사위
2000년 아워홈 세워 21년 만에 매출 8배
장남과 막내 간 경영권 다툼은 숙제로

12일 별세한 구자학 아워홈 회장. 사진은 2009년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구 회장 모습. 아워홈 제공

12일 별세한 구자학 아워홈 회장. 사진은 2009년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구 회장 모습. 아워홈 제공

'산업화 1세대' 경영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향년 92세의 나이로 12일 별세했다.

구 회장은 1930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1957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셋째 딸인 이숙희씨와 결혼했다. 10여 년간 제일제당 이사와 호텔신라 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 그룹에서 일하다 1969년 삼성이 전자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LG와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LG그룹으로 돌아갔다.

이후 럭키 대표이사, 금성사 사장,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LG반도체 회장, LG엔지니어링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며 전문 경영인으로 활약했다. 고인이 대표이사였던 1981년 럭키는 '국민 치약'으로 불린 페리오를 개발했고, 1983년 국내 최초 플라스틱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 소재를 만들었다. 1995년 LG엔지니어링의 일본 플랜트 사업 최초 수주도 진두지휘했다.

고인은 2000년 LG유통의 식품서비스 사업 부문과 함께 그룹에서 독립, 아워홈을 세웠다. 21년간 회장을 지내며 아워홈을 국내 대표 단체급식·식자재 유통기업 중 하나로 키웠다. 2000년 2,125억 원이었던 아워홈 매출은 지난해 1조408억 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아워홈은 고인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4남매에게 아워홈의 지분을 골고루 나눠줘 현재 △구본성 38.56% △구지은 20.67% △구명진 19.6% △구미현 19.28%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장남과 막내 사이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는데, 그때마다 장녀 미현씨가 힘을 실어줘 과반의 지분을 확보한 쪽이 승리했다. 2017년에는 구 전 부회장이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한 혐의 등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자 세 자매가 연합해 장남을 해임한 후 막내 지은씨가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남매의 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구 전 부회장은 미현씨와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겠다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같은 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던 미현씨가 임시주총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한발 뺀 상태다.

고인 장례를 두고도 구 전 부회장은 가족장을, 구 부회장과 이숙희 여사는 회사장을 원하는 등 의견 차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고인은 창업주이자 현직 회장인 점을 고려해 회사장으로 최종 합의됐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경기 광주시 광주공원묘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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