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범죄에 대한 기억은 끝나지 않은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범죄를 기억하고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독일 국가 정체성의 일부"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난민 위기가 한창이던 2015년 지지율 하락을 무릅쓰고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인도주의적 결정으로 국제적 찬사를 받기도 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는데도 유럽의 어떤 나라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이처럼 서방 선진국 가운데서도 모범적인 나라로 꼽힌다. 같은 패전국인 일본과는 사뭇 다른 행보로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오랜 기간 독일 특파원으로 일했던 영국 유명 방송인 겸 평론가인 저자는 2020년 처음 펴낸 이 책에서 패전 후 잿더미가 됐던 독일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성숙하고 부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을 분석한다.
모범 국가 독일의 정체성을 만든 결정적 시기로 저자가 꼽은 건 1949년 기본법 제정, 1968년 68혁명, 1989년 독일 통일, 2015년 난민 수용 결정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독일이 잘하게 된 것 5가지를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책임, 이민 수용, 환경에 대한 관심, 외교 정책 그리고 문화에 대한 지원으로 정리하면서 “영국과 같은 오만한 나라들은 마땅히 독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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