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자급자족’ 시대가 도래하면서 민관 협력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전까지는 정부 주도의 제한적 교육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기업에 훈련 기획과 집행 등 프로그램 운영 전반을 일임하고 정부는 지원만 하는 방식이 확산 중인 것.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약 3,000명의 훈련생이 훈련 중인 대한상공회의소의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가 대표 사례다.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는 지난해부터 대한상의,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민관 협력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정부 주도의 인재 양성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대한상의-기업이 각각 프로그램 관리-운영-개발·집행을 맡아 디지털 산업현장에서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자율적으로 길러낸다. 고용부는 프로그램을 관리·감독하고, 대한상의는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발굴·지원하며, 기업은 훈련 과정 개발·실시·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실질적인 교육 과정을 책임진다.
■ 기업이 직접 실시하는 실무 중심 ‘맞춤형 훈련’, 기업의 실제 프로젝트를 경험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는 정부의 디지털 신기술 핵심인재 양성 훈련 ‘K-디지털 트레이닝’의 하나로 진행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민·관 협력 기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대책’을 발표하며 아카데미 도입과 함께 민관 파트너십을 구성해 신산업 분야의 우수 훈련 모델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었다.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와 다른 육성 프로그램의 차이점은 기업 자율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모든 커리큘럼은 아카데미 운영 기관인 대한상의와 협력해 실무 전문가가 참여하는 맞춤형 훈련으로 진행되며, 기업이 직접 훈련을 제공함으로써 기업 현장에서 진행되는 각종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예산, 행정 등을 정부와 대한상의가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조명희 대한상의 총괄실장은 “디지털 산업 인재 양성에 대한 정부-기업 간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고, 청년층 취업난 해소 등 사회적 역할 확대를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인재를 직접 양성해 생산성 향상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KT, 삼성전자 등 훈련생 모집 한창... 하반기 마이크로소프트, SK플래닛 등 참여 예정
금년 상반기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 참여 기업은 지난해 4곳(△삼성전자 △KT △포스코 △SK 하이닉스)에서 6곳(△삼성전자 △KT △포스코 △SK 하이닉스 △SK텔레콤 △SAP)으로 늘어났다. 훈련 인원도 지난해 3,100명에서 올해 3,500명으로 확대됐다.
현재 아카데미는 훈련생 모집이 한창이다. KT, 삼성, SK텔레콤, SAP, SK하이닉스, 포스코 등이 훈련생 모집을 진행 또는 준비하고 있으며 훈련생들은 짧게는 두 달, 길게는 1년여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 SW,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반도체 분야의 준비된 일꾼으로 거듭나게 된다.
[기업별 교육훈련 모집일정]
참여기업 |
과정명 |
훈련분야 |
훈련기간 |
모집인원 |
모집기간 |
---|---|---|---|---|---|
KT |
AI 개발자 |
AI |
6개월 |
450 |
4/25~5/27 |
디지털 전환 컨설턴트 |
AI |
6개월 |
150 |
||
삼성전자 |
청년 SW 아카데미 |
SW |
1년 |
600 |
4/19~5/16 |
SK텔레콤 |
SKT FLYAI |
AI |
2개월 |
50 |
5/11~5/24 |
SAP |
Young Next Cloud Academy |
클라우드 |
6개월 |
150 |
4/29~5/26 |
포스코 |
청년 AI·Bigdata 아카데미 |
빅데이터 , AI |
3개월 |
75 |
6월 예정 |
SK Hynix |
청년 Hy-Po |
반도체 |
3개월 |
200 |
6월 예정 |
금년 하반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SK플래닛이 추가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하반기부터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야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 SW 인력, 예상치보다 3만명 가까이 모자라... 프로그램으로 기업·훈련생 win-win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예상되는 SW 분야 신규 인력 수요는 35만 3,000명이다. 그러나 대학 등 정규 과정 및 정부의 SW 인재 양성 사업으로 배출할 수 있는 인력은 32만 4,000명에 불과하다. 3만명에 가까운 격차가 있는 셈이다.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는 매년 3,000명 이상의 IT 인력을 양성해 이 간극을 좁히는 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는 훈련생, 기업이 모두 윈윈할 수 있다. 훈련생은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훈련비는 물론 매달 별도의 훈련 장려금을 지원받으면서 교육 수료 시 기업별로 해외 실습, 그룹사 채용 추천, 서류·적성 검사 면제, 인턴 기회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업은 정부, 대한상의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맞춤형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김왕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장은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사회, 경제 모든 분야로 확산되며 SW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기업이 주도해 SW 인재를 양성하는 훈련 과정을 공급하여 디지털 산업 분야의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인력난 해소는 물론 국가 경쟁력 상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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