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비판' 책 쓴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고교생을 자신의 논문 공저자에 올린 사실 드러나
"고교생 실제 실험 참여, 문제없었다" 주장
실험 내용은 "동물에서 기생충 빼는 정도"
비판 쏟아지자 "나는 조국 딸 논문은 옹호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고교생을 자신의 기생충 논문 공저자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을 겨냥해 2019년 '조국 사태' 당시에도 자신은 조 전 장관 딸 조민씨가 논문 저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10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깨진 분들(문재인 전 대통령 강성 지지자를 가리킨 표현)은 조국을 욕한 놈이 이런 짓을 했냐고 거품을 물지만, 정작 조국 사태 때 저는 조민의 논문에 대해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에 고교생 저자들이 이름을 올린 것에 관해 "고교생이 실험에 참여하고 논문 저자로 등재되는 것을 돕는 게 교수가 당연히 해야 할 사명이라 생각했다"면서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단순히 스펙 쌓기로 여긴다 해도, 그들 중 일부가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이런 일은 안 하는 게 나았다"면서 "제가 사람 자식을 키우지 않은 탓에 스펙 쌓기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외면한 일이었고, 논문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이 그 뒤 과학분야에 종사하는 확률이 낮다는 통계를 보니 제가 어리석은 환상을 가졌던 거라는 자성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2·13년 자신이 편집위원인 학회지에 고교생 공저 논문 발표
앞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 교수는 2013년 외국어고등학교 학생인 최모씨를 제2저자로 하는 3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대한기생충학회지에 발표하면서 자신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돼 있는 대한기생충학회지 홈페이지를 보면, 서 교수는 이에 앞서 2012년에도 과학고등학교 학생을 제1저자로 하는 논문을 같은 학회지에 발표했다. 당시 서 교수는 대한기생충학회의 편집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서 교수는 고교생을 논문 저자로 올린 것 때문에 학교의 조사를 받아야 했지만, 이들의 실험 참여가 소명돼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까던 서민도 그런 짓을 했네, 이런 시나리오겠지만 제가 한 실험은 고교생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었고 실제 학생들이 참여도 했으니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저자로 참여한 학생들의 실제 연구 기여도가 높지는 않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에는 "동물에서 기생충을 끄집어 낸 정도"라고 말했다. 2019년에도 "논문 저자에 학생이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지만, 저자는 일을 하면 들어가는 것이지 어떤 특별한 자격이 필요없다"면서 "잠깐 현미경을 봐줬거나, 장비를 쓰게 해줬다 같은 이유만으로도 공저자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당시 조민씨는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인턴십으로 연구에 참여했으며 결과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을 두고 진위 여부가 의심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문제의 논문을 쓴 책임저자 장 선생이 우리 학교 교수라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 논문 사태가 핀트를 잘못 맞추고 있다고 본다"면서 "이런 입시 관행이 가능하도록 한 정부의 잘못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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