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달 10일까지 98.6억 달러 무역 적자
3·4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적자 행진 이어질 가능성 커
연초부터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 폭이 1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올해 경상수지 적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 재정수지 역시 70조 원 안팎 적자가 날 것으로 보여,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쌍둥이(재정+경상) 적자’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누적 무역수지(5월 10일 기준)는 98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79억2,400만 달러 흑자였지만, 올해 들어선 좀처럼 ‘마이너스 행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만 해도 37억2,400만 달러 적자로, 지난달 같은 기간(22억1,1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이런 추세라면 무역적자가 3개월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커지는 무역적자는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무역수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75억 달러 줄어든 67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아직 흑자지만, 흑자 감소폭이 너무 커 4월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달 1~10일 수출액(160억5,200만 달러)은 반도체(10.8%)·자동차 부품(13.8%) 등의 수출 확대로 1년 전보다 28.7% 증가했다. 하지만 원유(53.7%)와 석유제품(46.8%), 가스(52.7%) 등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수입액(197억7,600만 달러·34.7%)은 수출액을 크게 웃돌았다.
나라살림이 얼마나 건전한지 나타내는 통합재정수지도 적자 행진 중이어서 ‘쌍둥이 적자’가 25년 만에 현실화할 분위기다. 올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이미 70조8,000억 원 적자가 예고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을 위해 적극적인 확장재정에 나설 경우 재정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홍춘옥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재정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버팀목인 수출까지 흔들리면 대외신인도 하락, 투자자금 유출 등 상당한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으로 불거진 무역 환경을 정부가 해결하는 건 불가능한 만큼 재정운영부터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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