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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아파트 10채 산다

입력
2022.05.10 17:18
수정
2022.05.10 17:23
12면
0 0

전국 아파트값 양극화 심화
상위 20%, 하위 20%보다 10배 비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지속

10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10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최근 5년 사이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가 더 벌어졌다. 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서울 강남 등 핵심 지역 단지로 수요가 몰리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 5분위 배율은 10.1로 집계됐다. 2008년 12월 관련 통계를 산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5분위 배율은 4.7이었지만 5년 만에 10.1로 뛰었다. 5년 동안 상위 20% 아파트값이 하위 20% 아파트값보다 10배 이상 비싸진 것이다. 지난달 전국 하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억2,313만 원인 반면, 상위 20% 평균은 12억4,707만 원에 달한다. 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매매가격보다는 오름폭이 작지만 5년간 전셋값 격차도 커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 5분위 배율은 4.9에서 8.0으로 올랐다. 하위 20%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8,809만 원, 상위 20% 아파트 전셋값은 7억116만 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집값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가 이어져도 재건축 등 호재가 많은 서울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여의도 등 주요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거주자만 거래가 가능하지만 잇달아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외곽 지역은 매물이 계속 쌓이며 관망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서울 아파트 시장은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규제로 1주택자 중심의 실수요로 재편된 지 오래"라면서 “실수요가 굳건히 버티는 시장은 쉽게 하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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