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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잊지 않기를

입력
2022.05.1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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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정부가 닻을 올렸다. 윤 대통령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회 경내를 걸어가며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하며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대통령이 바라볼 곳은 국민이라는 이 초심을 임기 내내 유념하기를 바란다.

자유·성장·연대 강조한 취임사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 성장, 연대를 강조했다. 우선 “정치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계 진출을 선언한 날부터 줄곧 자유를 언급했고 극단적 자유시장 옹호 발언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이날은 “모든 시민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경제적 기초,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평등적 자유주의 개념을 말해 눈길을 끈다. 단지 수사가 아니기를 바란다. 여성 배제, 장애인 혐오 등 자신과 국민의힘이 내비쳤던 차별·혐오부터 정리해야 한다.

그는 이어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사회 발전을 발목 잡고 있다”며 그 해법으로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한 도약과 빠른 성장”을 제시했다. 혁신과 성장은 늘 필요하지만 지금의 신자유주의 경제는 성장한다고 그 혜택이 골고루 분배되는 구조가 아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각별한 노력 없이는 양극화를 개선하기 어렵다.


민생과 협치, 최우선 과제 삼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오후 시민들이 개방된 청와대를 찾아와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오후 시민들이 개방된 청와대를 찾아와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경제 위기와 여소야대 상황에서 출범한 새 정부의 앞길은 평탄치 않다. 민생을 중심에 두는 것이 윤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다. 고물가·고환율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코로나19의 피해가 집중된 취약계층을 살펴야 한다. 부동산 규제 완화, 병사 월급 인상 등 일부 공약은 경제 위기 대응과 엇박자가 될 수 있는데 역시 서민의 삶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딜레마를 해결할 방법이다.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가 많았고 취임 초 지지율이 유독 낮은 것도 윤 대통령의 한계지만 이를 교훈으로 삼는다면 약이 될 것이다. 정면돌파하려 하지 말고 거대 야당과 협치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국민 눈높이에 크게 부족한 장관 후보자들은 임명을 철회하는 것이 국민 지지를 얻는 길이다. 임명 강행은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선거기간 중 언급했던 "현 정부 적폐 수사"로 국민 분열을 더 깊게 만드는 일도 없기를 바란다.

또 다른 무거운 짐은 대북·외교 정책이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미중 패권싸움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 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며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결속을 강조했다.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이 필수임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국제 관계는 단순한 편가르기로 해결되지 않는다. 신중한 대북·외교 정책을 펼치기를 당부한다.

'용산 시대' 개막, 소통도 강화를

윤 대통령은 이날 서초동 자택에서 현충원, 국회, 용산 집무실을 수차례 오갔다. 청와대는 74년 만에 개방돼 방문객을 맞기 시작했다. 용산 시대 개막이라는 새 역사를 썼지만 시민의 교통 불편과 경호 부담 등 과제가 아직 남았다.

정치 경험 없는 0선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기존 정치세력에 빚이 없다는 장점이 있는 한편 검찰 중심의 국정, 마이웨이 돌파 정치를 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각과 대통령비서실 인사에서 이 같은 우려가 확인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고 말한 취임사를 유념함으로써 이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정 동력을 얻기 바란다. 숱한 반발과 갈등에 부닥칠 때 답은 정면돌파가 아니라 국민이어야 한다. 초심을 유지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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