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 NBC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우승
마이클 볼턴 등 팝스타 제쳐
눈물 흘린 알렉사 "기적 같은 선물"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아시아계로 인종차별... K팝으로 꿈꿔
'프로듀스48' 부상으로 탈락 뒤 기적
빌보드뮤직어워즈서 공연도
한국계 미국 가수인 알렉사(김세리·26)가 미국 지상파 방송사의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다. 한국계 가수 최초다.
알렉사는 9일(현지시간) 미국 NBC에서 방송된 경연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merican Song Contest) 결승 무대에서 마이클 볼턴 등 쟁쟁한 팝스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총 10팀이 참여한 결승에서 알렉사는 '원더랜드'를 불러 홀로 700점대를 기록, 압도적인 점수 차로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클락슨이 "알렉사"를 호명하며 우승자를 공개하자 알렉사는 눈물을 흘렸다. 결승무대에서 알렉사는 라틴풍의 흥겨운 비트에 맞춰 감칠맛 나는 랩과 호소력 짙은 노래로 무대를 압도했다. 아울러 할리우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나와 국내에도 친숙한 양 갈래 머리의 할리퀸 스타일로 의상을 차려입고 격렬한 춤을 춰 현지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켈리 클락슨과 스눕독이 진행을 맡은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는 미국의 50개 주와 워싱턴 DC 등을 대표하는 56명의 아티스트가 무대를 선보이고, 심사위원과 시청자의 투표로 우승자를 뽑는 프로그램이다. 알렉사는 고향인 오클라호마주의 대표로 출전했다.
우승 직후 알렉사는 소속사인 지비레이블을 통해 "기대도 안 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응원해 주신 많은 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무대에 있을 수 있었다. 제게 기적 같은 선물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알렉사는 이 프로그램 우승자 자격으로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공연한다.
알렉사는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법의학자를 꿈꾸던 소녀는 2008년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등 K팝에 빠져 인생의 항로를 틀었다. 영화 '미나리'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털사(Tulsa)에서 유일한 아시아계였다는 그녀는 당시 인종차별을 겪고 힘들었지만, K팝을 들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 결과, 2017년 미국 K팝 사이트에서 개최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 우승했다.
알렉사가 한국에 얼굴을 비친 건 2019년이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 출연했지만, 운은 따르지 않았다. 알렉사는 연습 중 무릎 인대를 다쳤고, 결국 84등으로 떨어졌다.
그 후 알렉사는 2019년 '밤'(Bomb)이란 노래로 데뷔했다. 알렉사는 한국의 K팝 시스템을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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