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스텝에 코스피 2,400 전망도
한·미 금리차 7월 역전 가능성
고환율에 무역 적자까지 겹쳐 자본 유출 우려 커
공격적 긴축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주가 급락, 환율 추가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라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확대되는 금융시장 불안...코스피 2,400 추락 전망도
8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이 긴축 기조를 본격화하면서 코스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2,704.71) 이후 2,7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심리적 지지선인 2,600선 붕괴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IBK투자증권 등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하반기 2,40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긴축 공포에 시장 활력도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약 10조7,548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초기 코스피가 1,700대까지 밀려났던 2020년 같은 기간(10조6,555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증시 큰손인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암울한 전망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4조9,430억 원을 팔아치우며 두 달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나갔다.
악화한 경제여건에 자본유출 가능성 높아져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대규모 자본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6·7·9·11·12월 등 5차례 남았는데, 시장은 연준이 6·7월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이 이달 26일과 7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는 미지수다.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만 부진한 경기와 막대한 가계부채 때문에 미국처럼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은이 한 차례 금리만 올릴 경우 한국의 기준금리(1.75%)는 미국(1.75~2.00%)보다 낮아지게 된다.
미국보다 위험한 투자처인 한국에서 '금리 매력'까지 떨어질 경우 해외 투자자본이 유출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한은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도 자본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국내 기초체력이 양호해 (이번에도)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미 금리가 최대 1.0%포인트 역전된 2005년 8월~2007년 8월엔 1,055억 달러, 2018년 3월~2019년 10월에는 187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기준금리가 뒤집혀도 다른 경제 상황이 좋다면 이익을 기대한 해외 투자 자금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장에선 최근 경제 여건이 악화한 만큼 과거와 같은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당장 원·달러 환율만 해도 2000년대 중후반엔 900원대까지 내려갈 정도로 원화 가치가 강세였다. 기준금리가 역전되어도 환차익을 기대하며 투자할 수 있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어 다른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주저앉으며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도 자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66억1,900만 달러에 달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자본 유출은 불가피하다"며 "해외 투자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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