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제주 카페리 산타모니카호 취항
제주 가는 8개 항로 중 소요시간 최소
선내에 베이커리·비즈니스석도 갖춰
"큰 바다인데도 배가 움직임 없이 편해요. 제주도가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어요."
7일 오전 전남 진도군의 진도항(옛 팽목항). 선착장에는 흰 배경에 빨간색과 파란색 줄무늬를 산뜻하게 그린 대형 선박이 한 척 들어서 있었다.
이 배는 진도항에서 제주항을 연결하는 고속 카페리(차량과 여객을 함께 운반하는 연안여객선) 산타모니카호다. 호주 인캣(INCAT)사에서 건조한 3,500톤(국제 톤수)급 선박으로 여객 606명과 차량 86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특히 최고 속도가 42노트(시속 78㎞)에 달해 진도에서 제주 사이 101.9㎞를 단 90분에 주파한다.
취항 첫날인 이날 오전 8시 배는 진도항을 출발해 이내 먼바다 쪽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져갔다. 거친 파도에도 진동을 줄이는 최신 공법이 적용돼 빠르지만 쾌적했고, 누워서 갈 수 있는 비즈니스석이 72석이나 마련됐다. 사방이 탁 트인 산타모니카호 안에서는 다도해의 다양한 풍광을 즐길 수 있고, 배 안에는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가게가 입점해 먹거리와 음료를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출발 40분이 지나자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추자도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추자항엔 산타모니카호의 첫 입항을 반기기 위해 주민들이 나와 있었다. 추자도 주민 김애경(55)씨는 "그동안 추자도는 경관이 뛰어나고 낚시의 천국임에도 교통편이 제한되어 왕래가 뜸했다"면서 "새 배가 다니면서 앞으로 관광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잠시 쉬었다 추자항을 출발한 배는 제주항에 50분 만에 도착했다. 산타모니카호는 진도와 제주를 하루 두 차례 왕복하는데, 진도-제주 직통으로 90분, 추자도 경유 시 120분(기항 시간 포함)이 걸린다. 이 노선은 육지에서 제주를 잇는 8개 항로 중 가장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풍랑주의보에도 운항이 가능해 관광객과 섬 주민들의 이동권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라남도는 산타모니카호 취항을 계기로 진도항 이용객을 위한 먹거리·특산품을 다양하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점 휴업 상태이던 지역 여행사들도 제주· 추자도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혁영 씨월드고속훼리 회장은 "진도항이 안전하고 활기 있는 전남 서남권 대표항으로 우뚝 서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낚시·골프 이용객과 섬 주민 등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