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승용차 출고 지연 영향
코로나19로 자영업자용 상용차 수요 꾸준
'소상공인의 발'로 알려진 포터와 봉고 차종이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 판매량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상용차가 현대차그룹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1, 2위에 오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8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포터 차종의 국내 판매량은 8,423대로, 현대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의 인기 차종으로 자리매김한 아반떼(6,382대)와 그랜저(5,192대), 쏘나타(4,165대) 등을 앞선 기록이다.
지난달 기아의 1위 판매 차종 또한 6,402대를 기록한 봉고Ⅲ에게 돌아갔다. 봉고를 비롯해 버스와 트럭 등 지난달 기아의 전체 상용 차종 판매량은 총 6,584대로 집계됐다.
이처럼 상용차의 판매 증가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출고 지연 때문으로 보인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가격이나 출고 시기, 대체 모델에 민감한 승용차 판매량은 저조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성장한 배달 시장과 연관된 소형 트럭의 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아울러 '차박'(차+숙박) 인기에 상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인구가 많아진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1.5톤(t) 미만의 전기 화물차를 새로 구매할 경우, 신규 영업용 번호판을 무상으로 장착해준 정부 정책도 상용차 판매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직접적인 내수 경기 상황 보단 구매 환경의 변화에 따른 복합적인 요인 등이 상용차 판매 증가를 견인한 모양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불안정 등으로 차량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의 차종이 작년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면서 "차종별로 수급으로 인한 영향이 다른데 포터와 봉고 등 소형 트럭은 공급 부족이 덜한 편이어서 실적이 두드러져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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