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폐교 19개.. 청산은 1곳 불과
사학진흥재단 올해 114억 청산자금 지원
유휴재산 활용·청산인 제도 보완작업 필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올해 폐교대학의 순조로운 청산을 위해 114억 원을 지원한다. 사진은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사학진흥재단 전경. 한국사학진흥재단 제공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수험생 축소, 재단의 각종 비위, 학교 조직의 부실 운영 등의 이유로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지만 학교법인 청산 절차가 지연되면서 체불 임금 누적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인 해산 이후에도 청산인이 지정되지 않아 청산 절차를 밟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대학의 구조개혁 및 순조로운 퇴출과 관련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문을 닫은 대학은 19개에 달한다. 19개 학교 중 학교를 운영하는 법인 자체가 해산된 곳은 11개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 최종 청산 절차에 이른 곳은 2013년 문을 닫은 경북외국어대 1개에 불과하다. 해산은 해당 법인이 설립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조직을 해체하는 것을 의미하며, 청산은 해산에서 더 나아가 법인의 법적·금전적 문제들을 최종 정리하는 것을 뜻한다.
해산되지 않은 8개 법인의 경우 학교는 폐교했지만 산하의 중·고교나 유치원,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하는 식으로 존속 중이다. 2000년 3월 폐교된 광주예술대의 하남학원은 나주 광남고를 운영하고 있고, 2018년 폐교된 대구미래대의 애광학원도 창파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해산된 법인은 빨리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각종 문제로 인해 최종 청산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개 법인의 상태가 특히 심각한데, 2012년 2월 교비회계 횡령과 학사운영 부실 등으로 법인해산 및 폐교 절차를 밟은 전남 강진군 성화대(세림학원)의 경우 자산매각과 채무변제가 진행 중이지만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8년 2월 대학구조개혁평가 최하위 등급, 법인재정 악화, 교비 부당집행 등으로 폐교된 경북 경산시 대구외국어대(경북교육재단)는 자산 규모가 큰데도 가치가 낮아 청산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청양군 국제문화대학원대와 천안시 선교청대, 경산시 아시아대 등 3개 대학의 법인은 청산인이 선정되어 있지 않아 청산 절차가 원점을 맴돌고 있다.
대학 청산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올해 폐교대학 종합관리센터를 신설해 114억 원을 청산자금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자금은 법인 재산 감정평가와 체불임금과 세금 납부 등에 사용되며, 폐교 자산의 매각 후 상환된다.
사학진흥재단은 △기준 초과 교육용 재산의 수익용 전환 △유휴 재산 처분 및 활용 △위기 대학 구조개혁 및 퇴출 제도 입법 △해산법인 이사가 맡고 있는 청산인 지정제도 보완 등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덕률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은 "폐교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우범지대화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가 폐교 부지와 시설을 용도변경해 요양시설, 연구단지, 연수원,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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