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저금리 마침표 찍는 중앙은행들
"한은, 올해 2.5%까지 금리 올릴 것" 전망도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지했던 저금리 시대에 속속 마침표를 찍고 본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22년 만에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남은 회의에서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도 예상보다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온 결과, 영국의 기준금리는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금융관리국도 이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1.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달러 페그제(달러 연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홍콩은 미 연준과 사실상 통화정책을 연동해 운용한다. 이날 인상 역시 미 연준의 빅스텝에 따른 조치로, 인상 폭은 2000년 이후 최대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11.75%에서 12.75%로 1.0%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2%에서 2.75%로 금리를 올린 이후 10차례 연속 인상이다. 인도 정부도 201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4.0%에서 4.4%로 0.4%포인트 올렸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올 3분기부터 양적 완화 정책 종료를 예고하기도 했다.
주요국들의 이런 움직임에 자연히 한은의 긴축에도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은이 재차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과 올해 초만 해도 시장에선 연내 한은 기준금리의 2% 도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인플레이션이란 '원투 펀치'에 시장은 한은이 연내 최소 세 차례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JP모건은 "한은이 5월을 포함해 7월, 8월,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연내 네 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면 연말 기준금리는 연 2.5%가 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되는 연내 추가 인상 횟수를 종전 두 차례(7월, 10월)에서 세 차례(5월, 7월, 10월)로 수정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 폭을 확대해 금통위가 추가 인상을 서둘러야 할 명분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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