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골프장, 골프텔·클럽하우스 건설 잡음
11년 운영권 조건으로 3월 준공해야 했지만...
"자잿값 폭등 이유" 총 4층에 1층도 못 지어
착공 단계부터 4개월 늦어 "예견된 일" 지적
계약 위반 수두룩…울진군 봐주기 의혹 거세
경북 울진군 골프장 마린CC에 180억 원을 투자해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를 짓는 조건으로 11년치 운영권을 따낸 업체가 준공시한을 넘겼다. 해당 업체는 “건설 자재 가격 폭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착공 때 이미 4개월가량 늦어 늑장 공사는 예견됐다. 울진군은 계약 사항에 따른 조치는커녕 임시 클럽하우스만 두고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경북도에 영업 허가를 요청해 수탁업체 봐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마린CC 수탁업체 ㈜비앤지는 울진군과 계약 때 올 3월 연면적 8,905㎡, 총 4층 규모의 골프텔(32실) 및 클럽하우스 공사를 마무리하고 4월 인허가 절차와 시범운영을 거쳐 5월 골프장을 개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5일 비앤지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약 30%에 불과하다. 현장에는 지상 4층 규모로 계획된 건물에 1층 골조공사를 진행 중이다. 준공 시한을 한 달 이상 넘기고도 전체 공사의 3분의 1도 완성하지 못한 셈이다.
비앤지 관계자는 “철근 가격이 갑자기 크게 올라 몇 달간 공사를 중단했다”며 “필요한 물량을 몽땅 사들였고, 오는 10월 말에는 완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앤지는 지난해 6월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를 착공해야 했지만 4개월이 지난 10월 첫 삽을 떠 제날짜에 준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또 지난해 4월에는 골프텔과 클럽하우스 등을 짓는 데 필요한 투자자금 180억 원을 증빙하는 이행(계약)보증보험증권을 약속 기한보다 한 달 늦게 제출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군은 앞서 지난해 10월 울진군의회의 마린CC 특별행정사무감사에서 비앤지를 수탁업체로 선정하는 과정에 공고에도 없는 경력을 인정해 가장 높은 배점을 준 사실이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일었다. 또 비앤지는 법인의 주소와 상호, 대표자, 주주구성 등 주요사항 변경 때 사전에 군의 허가와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임의로 교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정식 소명을 요구하지 않는 등 규정에 따른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
울진군은 비앤지의 잇따른 계약 위반 행위에 골프텔과 클럽하우스 준공 날짜를 지키지 못했는데도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경북도에 임시 영업 허가를 요청해 봐주기 의혹도 일고 있다.
이에 울진군 관계자는 “3월 말이 아니라 오는 8월 준공하는 것으로 공사 일정이 변경됐다”며 ”8월까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골프텔과 클럽하우스가 완공될 수 있도록 수탁업체를 다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 대형 산불로 지역 경제가 침체돼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도에 (임시 영업 허가를) 요청한 것이지 수탁업체를 봐주기 위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덧붙였다.
마린CC는 울진군이 원전 유치로 받은 지원금 750억 원을 투입해 매화면 오산리 산 26일대 121만9,740㎡ 부지에 18홀 규모로 조성 중인 골프장이다.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를 제외한 코스 시설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대신 시행을 맡아 2017년 9월 착공해 2020년 6월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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