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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탈바꿈 청와대..."상권 활성화" 기대 속 "임대료 오를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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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탈바꿈 청와대..."상권 활성화" 기대 속 "임대료 오를라" 우려도

입력
2022.05.06 04:45
수정
2022.05.06 08: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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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면 개방하면 전국 인파 쏟아질 듯
매출 절벽 상인들 상권 활성화 기대 "환영"
임대료 오를라 '조마조마' 부작용 우려도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과 함께 청와대가 전면 개방된다. 우태경 기자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과 함께 청와대가 전면 개방된다. 우태경 기자


"청와대 때문에 시위도 많고 제재도 많았는데 이젠 장사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될 것 같습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분식점 주인 김모씨


"청와대가 이전해 상권이 살아나면, 임대료가 올라가고 자리다툼만 생기지 않을까요?"

통인시장 상인 전모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고 청와대를 전면 개방하겠다고 약속한 '5월 10일'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왼쪽의 서촌과 오른쪽의 삼청동에는 요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상권이 확 살아날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원래 주민·상인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원도심이 개발되고 땅값이 올라 원래 살던 사람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상권 활성화 기대감에... 소상공인 "일단 환영"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앞둔 4일 청와대 앞 삼청동의 한 보도에서 조경업체 직원들이 화단을 단장하고 있다. 우태경 기자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앞둔 4일 청와대 앞 삼청동의 한 보도에서 조경업체 직원들이 화단을 단장하고 있다. 우태경 기자

청와대가 일반에 개방되면 당분간 이 일대가 사람들로 넘쳐날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받은 청와대 관람 신청에 응모한 신청자는 누적 기준으로 110만 명을 넘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청와대를 개방하면 인근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연간 2,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곳으로 모여들 인파와 그들이 뿌려댈 돈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달랐다. 4일 찾은 청와대 인근 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 절벽을 겪던 상인들은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소식에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효자동에서 4년째 한식당을 운영 중인 박금자(78)씨는 "이번에 청와대 관람 예약 경쟁이 치열했다고 들었다"며 "전국에서 관광객이 오면 손님들도 늘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삼청동 한식당에서 근무하는 장재호(32)씨는 "그동안 배달로는 남는 게 없어서 힘들었는데 (청와대 개방으로) 매장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다면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대통령이 사는 곳이라는 상징성 탓에 청와대 인근에서 항상 시위가 이어졌던 만큼, 이제야 좀 조용히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효자동 한식당에서 일하는 직원 김모(57)씨는 "청와대가 이전되면 정치적 시위나 분쟁이 잦아들 것 같다"며 "주말이나 공휴일에 시위가 일어나면 장사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임대료 상승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걱정도

반면 오랜 기간 청와대 주변에서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들은 매출에 대한 기대감보단 청와대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커 보였다. 청와대 앞에서 남편과 함께 60년 가까이 슈퍼를 운영해온 문영주(77)씨는 "청와대 옆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젠 마음이 허전하다"며 "관광객들이 좀 더 오겠지만 상권은 그렇게 많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 우려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8년째 양식당을 운영 중인 한보배(32)씨는 "그동안 점심 매출의 90% 이상을 청와대 직원분들이 올려줬다"며 "인근에 위치한 가게들은 모두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를 내고 가게를 꾸려가는 상인 중에는 임대료 걱정이 앞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삼청동 액세서리 가게 사장인 김모(46)씨는 "상권이 부활하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려 하지 않겠냐"며 "코로나19로 그동안 내내 어려웠는데 걱정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효자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 중인 신천호(64)씨는 "아직 임대료를 올리려는 움직임은 없지만, 관광이 활성화될수록 인근 상권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나는 건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관할 관청에서는 청와대 개방에 따른 파급효과를 지켜본 뒤 부작용이 발생하면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청와대 개방 후 열흘간 추이를 지켜본 뒤 상생협약 등 구청에서 마련한 장치들을 바탕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전면 개방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4일 낮 12시쯤 삼청동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태경 기자

청와대 전면 개방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4일 낮 12시쯤 삼청동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태경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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