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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1만명 떠났는데, 심야 택시 3000대 증차 효과 있을까

입력
2022.05.04 16:21
수정
2022.05.04 17:3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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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심야 택시대란 잡을 방안 발표
심야전용택시 증차+운영 4시간 확대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종각역 부근에서 택시들이 운행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종각역 부근에서 택시들이 운행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구로구 항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야근을 마치고 택시를 잡으러 광화문 거리에 설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카카오택시, 우티(UT), 타다 등 별별 애플리케이션을 다 설치해 돌려봐도 무용지물. 자정 무렵이면 배차까지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는 택시 수 자체가 확 줄어든 것이 체감이 되고, 그 택시마저 다 손님을 태운 채로 A씨 앞을 지나친다.

부제 해제하고 공급 늘리는 서울시

이런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전용 택시 운행을 확대하고 운영 시간을 늘린다. 이를 통해 야간시간에 5,000대의 택시를 추가 투입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지 미지수다. 코로나19 이후 시급이 높아진 배달업 등으로 택시기사들이 대거 유출된 구조적 인력 부족을 단기간에 타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심야시간 택시 공급 확대를 위해 △심야 전용 택시 2,700대 확대 △법인택시 운행조 변경으로 300대 확대 등 총 3,000대까지 공급량을 늘린다고 4일 밝혔다. 또 심야 전용 택시 운영 시작 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5시로 앞당겨 4시간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최근 심야 시간대 택시 수요를 분석한 결과, 오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필요한 택시는 약 2만4,000대다. 하지만 실제 운행 대수는 2만 대 수준에 그쳐 실제 수요보다 약 4,000대 부족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부제 해제를 시행해, 현재 약 2,000대의 택시 공급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그래도 산술적으로 2,000여 대가 부족하다. 서울시는 심야 전용 택시 추가 공급과 운영 시간 연장 효과를 더하면 5,000대 이상의 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심야 전용 택시 운영시간을 늘리면 50대 이하 장년층 개인택시 기사의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개인택시 기사의 평균 연령은 64.3세인데, 고령 운전자들은 심야운행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은 수입이 필요한 장년층 택시기사들이 심야 전용 택시로 유입되면 기사 부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라이더로 옮겨간 택시기사들 돌아올까

하지만 이번 정책으로도 택시난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택시 공급을 늘려봐야 실제 운행할 기사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20~40대 젊은 기사들 중 상당수는 택시보다 높은 시급을 받는 음식 배달(라이더) 쪽으로 일터를 옮긴 상황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의 법인택시 기사는 2만여 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년 전과 비교해 1만 명 정도 줄었다. 서울의 법인택시 회사 차고에는 기사 부족으로 아예 멈춰선 택시가 적지 않다.

서울시 한 택시조합 관계자는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은 택시 부족보다 운행할 수 있는 기사 부족 영향도 크다”며 “택시 요금을 올리거나, 시내 버스처럼 정부, 지자체가 일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등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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