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송재학 지음. 올해로 등단 36주년을 맞은 송재학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이다. 자연과 예술품에 관해 색채의 언어로 풀어낸 감상과 그의 존재론적 사유를 담았다. 이상, 김소운 등의 영향을 받은 시인은 외부 세계와 내면 자아 사이 경계를 허물어 확장하는 시적 실험을 시도한다. 특유의 감각적 언어로 세계를 섬세하고 직관적으로 조탁해낸 것도 특징이다 문학동네·76쪽·1만 원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문지혁 지음. 공상과학(SF) 단편 '체이서'(2012)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자전적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2020)로 화제가 됐던 문지혁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총 8편의 단편소설은 각기 다른 재난을 맞이한 인물을 다룬다. ‘지구가 끝날 때까지 일곱 페이지’에선 종이책이 금지된 세상에서 엄마가 건네준 책 뒷면에 일기를 쓰는 ‘윤채’를, ‘폭수’는 아들이 죽은 이후 매일 호수에 동전을 던지는 ‘오 교수’를 내세운다. 작중 인물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저항하지만 결국 불행을 벗어나는 방법은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다산책방·252쪽·1만4,000원
△SF의 유령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박세형 옮김. 스페인어권의 주요 문학상인 로물로스 가예고스상 등 여러 굵직한 상을 받은 칠레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1953~2003)의 소설이다. 1984년 작품 활동 초기에 쓰인 소설로, 작가 사후에 출간됐다. SF 소설가 지망생인 ‘한’과 멕시코시티 문학 붐을 좇는 '레모'가 이야기 전개의 두 축을 이룬다. ‘한’의 SF 소설과 편지에는 SF 작가가 겪는 고뇌와 볼라뇨만의 SF적 상상력이 담겼다. 멕시코 문학 붐을 내세운 '레모'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악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비판 의식을 반영한다. 볼라뇨 문학의 전형적 주제인 탐험, 사랑, 젊음, 혁명을 그린다. 열린책들·264쪽·1만5,800원
△작고 빨간 의자
에드나 오브라이언 지음. 이문희 옮김. 아일랜드 여성 작가 에드나 오브라이언이 '사라예보 포위전'을 모티프로 쓴 소설이다. 책의 제목은 사라예보 포위전 희생자의 추모를 위해 놓인 빨간 의자에서 유래했다. 주인공 피델마는 마을에 찾아온 수상한 남자 블라디미르 드라간과 숙명적 연애를 시작한다. 피델마는 자신의 선택으로 비극적 상황에 놓이지만 이후 잔혹한 폭력, 차별과 혐오를 이겨내고 새로운 세계로 걸어 나간다.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전쟁의 극복과 휴머니즘 회복을 이야기한다. 눌민·416쪽·1만5,800원
어린이·청소년
△파랑을 조금 더 가지고 싶어요
권윤덕 글·김서영 외 그림. 권윤덕 작가가 제주에서 진행한 그림책 수업에 참여한 초등학생 33명과 함께 펴낸 그림책이다. ‘세계자연유산마을, 그림책을 품다’ 수업을 들은 아이들이 쓰고 그린 그림책 두 편 ‘햇빛은 밖에서 놀자고 부르고’와 ‘물고기의 속사정’에 권 작가의 에세이를 더했다. 아이들은 제주의 자연을 관찰하고 그 속에 담긴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과의 관계를 그림과 글로 기록했다. 책에는 권 작가가 수업에서 느낀 단상도 담았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어린이날과 환경의 날을 맞아 출간한 책이다. 남해의봄날·166쪽·1만8,000원
△튤립 호텔
김지안 글·그림. 다섯 마리의 멧밭쥐가 튤립 호텔을 가꾸는 이야기다. 멧밭쥐가 꽃의 꿀과 수술을 먹어 꽃봉오리에서 발견되는 습성에 주목해 호텔리어로 설정했다. 멧밭쥐들은 개구리, 참새 등 다른 동물과 협력하며 튤립 호텔을 운영한다. 가을이 되면 튤립 알뿌리를 심고, 봄이 오면 매일매일 싹을 돌본다. 고되고 벅찬 자연을 돌보는 일, 분주한 중에도 알차게 보내는 휴식 시간의 즐거움을 경쾌하게 담고 있다. 창비·56쪽·1만5,000원
△아리에트와 그림자들
마리옹 카디 글·그림. 정혜경 옮김.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표현으로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상)를 받은 책이다. 사자가 죽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나선 사자 그림자는 아리에트의 그림자가 됐다. 사자 그림자 때문에 하루 종일 자신감 넘치고 사나운 행동을 한 아리에트는 꾸중을 듣게 되어 사자 그림자를 싫어한다. 아리에트는 결국 사자 그림자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침대 밑으로 숨었고, 그곳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찾는다. 아리에트는 원래 있던 소심한 그림자, 용맹한 사자 그림자와 다 함께 사는 법을 깨우쳐 나간다. 문학동네·48쪽·1만6,000원
△키다리 말고 엘리즈
시빌 들라크루아 글·그림. 이세진 옮김. 키가 아주 큰 엘리즈는 이름보다 ‘키다리’라고 불린다. 언제나 뒷줄에 서야 하는 것이 고역이다. 딱 한 번이라도 ‘우리 꼬맹이’로 불리는 것이 소원이라 일부러 몸을 접는다. 팔다리가 길쭉해 잘못 움직이면 주변의 물건을 망가뜨리곤 해서 덜렁이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런 엘리즈에게 할머니는 키가 커야만 할 수 있는 사소한 부탁을 하고 안아 준다. 엘리즈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읽는곰·32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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