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8분기 만에 분기 매출 하락
임금 15% 올리며 영업 비용은 큰 폭 증가
증권가 "주가 반등 단기간 어려울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 가파르게 성장해온 카카오가 지난 1분기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가 풍토병 수준인 '엔데믹' 체제로 관리되면서 주력인 온라인 광고매출도 하락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보기술(IT) 업계 내부에서 벌어진 인재 쟁탈전으로 상승한 인건비도 실적에 악영향을 가져왔다. 앞서, 부진한 수준으로 공개된 네이버의 실적까지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챙겼던 포털업계의 반사이익도 이젠 반감될 시점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비대면 업종 성장세 둔화, 인건비 상승 발목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1조6,517억 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직전 분기 매출에 비해선 8% 감소했다. 카카오의 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감소로 돌아선 건 지난 2020년 1분기(8,783억 원)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 역시 30%대로 떨어진 것도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5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도 9.6%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포인트 하락했다.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카카오톡에서부터 다음(Daum) 관련 플랫폼 매출과 미디어, 게임 등을 포함한 주요 콘텐츠 매출에서 모두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1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와 온라인 광고 시장 침체로 전 분기 대비 12% 감소한 8,860억 원에 그쳤다.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 역시 직전 분기 대비 2% 감소한 7,657억 원에 머물렀다. 인터넷만화(웹툰) 등 스토리 사업은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사내맞선'을 중심으로 거래액이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가져왔지만 미디어·게임 등을 비롯한 다른 사업의 성적은 저조했다.
특히, 영업비용의 증가세는 눈에 띄었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비용은 1조4,9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올해 임직원 연봉 총액을 15% 인상하면서 늘어난 규모다. 카카오 1분기 인건비는 1년 전보다 43% 증가한 4,200억 원이다.
지난달 2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 역시 상황은 유사했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1조8,452억 원, 영업이익은 3,018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에 비해 4.3%와 14.1% 줄어든 규모다. 네이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이다. 네이버도 전체 직원의 임금을 10% 인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5% 늘어난 영업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네카오' 주가 올해 20% 이상 하락...증권가도 목표 주가 낮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거침 없이 올랐던 양사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4일 기준, 양사 주가는 카카오 8만9,000원, 네이버 28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3일에 비해 22.27%, 25% 떨어진 수준이다.
불투명한 전망은 양사의 주가에 또 다른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양사는 모두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로 반등을 노리겠다고 나섰지만 증권가에선 잇따라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와 광고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따른 기저가 높아 당분간 양사의 성장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에서다. 여기에 국채 금리 인상과 중국 도시 봉쇄 등을 포함한 불확실성도 가중되면서 침체기로 들어선 글로벌 증시 여파도 양사의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승훈 IBK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하락하면 한국 증시도 영향을 많이 받는데, 5, 6월 이후 미국 금리 인상이 완화되고 하반기에 들어서야 해외투자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등의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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