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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내 나는 댕댕이들, 버려진 아깽이를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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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내 나는 댕댕이들, 버려진 아깽이를 보듬다

입력
2022.05.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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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에 처한 누군가를 보면 도와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지만, 선뜻 나서는 것은 실상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사건·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죠.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 이전에 손길을 내미는 용감한 존재들도 있습니다.

골든 리트리버 '탕'과 킹 찰스 스파니엘 '크림이' 더 도도 캡처

골든 리트리버 '탕'과 킹 찰스 스파니엘 '크림이' 더 도도 캡처

사연의 주인공은 골든 리트리버 ‘탕’과 킹 찰스 스패니얼 ‘크림’이입니다. 탕과 크림이는 반려인 ‘자크 헨’씨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이달 초 헨 씨는 탕, 크림이와 함께 산책을 나갔는데요. 산책 도중 어디선가 아기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자 탕과 크림이도 산책을 멈추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곧장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놀랍게도 반려견들이 닿은 곳에는 태어난 지 3~4주 정도 된 삼색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요. 아깽이는 홀로 거리에 머무르고 있었고, 주변에는 어미나 가족으로 추정되는 고양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광경을 본 헨씨는 처음에는 ‘강아지들이 아기 고양이를 괴롭히면 어쩌나’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죠.

아깽이를 보고 있는 리트리버 탕. 탕은 아깽이를 처음 보았을 때 자신의 품을 내어주었다. 더 도도 캡처

아깽이를 보고 있는 리트리버 탕. 탕은 아깽이를 처음 보았을 때 자신의 품을 내어주었다. 더 도도 캡처


탕은 아깽이 옆에 누워 품을 내어주었고, 크림이는 아깽이를 몸을 핥아주며 더러운 것을 닦아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헨씨는 아기 고양이를 길에 그냥 둘 수 없겠다고 생각했고, 집으로 데리고 와 음식을 주고 깨끗하게 씻겼습니다.

헨씨는 아깽이에게 터우 지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더 도도 캡처

헨씨는 아깽이에게 터우 지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더 도도 캡처


헨씨는 아기 고양이에게 ‘잭팟’을 의미하는 터우 지앙(头奖, Tou Jiang)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앞으로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죠. 터우 지앙은 거리에서 많이 지쳤는지 집에 오자마자 내리 잠을 잤습니다. 헨씨는 한참 자고 일어난 아깽이에게 규칙적으로 먹이를 주면서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었죠.

탕은 터우 지앙이 어떤 행동을 해도 묵묵히 그 곁을 지켜준다. 더 도도 캡처

탕은 터우 지앙이 어떤 행동을 해도 묵묵히 그 곁을 지켜준다. 더 도도 캡처


터우 지앙이 회복하는 데에는 탕과 크림의 역할도 상당히 컸습니다. 반려견 두 마리는 아깽이의 곁을 떠나지 않고, 포옹, 목욕, 놀이 등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었죠. 그러면서도 탕과 크림은 터우 지앙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랐는데요.

탕은 더 침착하고 느긋한 편이었습니다. 아깽이가 충분히 신나게 놀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편이었는데요. 아깽이가 탕의 꼬리를 가지고 놀거나 몸에 올라타도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반면 크림이는 아깽이를 쫓아다니며 함께 놀고, 엄마처럼 그루밍을 해주기도 했죠. 지금도 이 둘은 함께 혹은 교대로 터우 지앙의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하네요.

탕과 크림, 터우지앙 모두 사이 좋게 지내거라! 더 도도 캡처

탕과 크림, 터우지앙 모두 사이 좋게 지내거라! 더 도도 캡처


탕과 크림의 정성 덕분에 터우 지앙은 이제 완전히 회복했고, 헨씨 가족의 일원이 되었는데요. 두 댕댕이와 아깽이는 집 안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거리에 그냥 두었으면 위험했을 아깽이를 발견하고 살뜰히 보살핀 강아지들. 역시 강아지들은 지구상에 내려온 날개 없는 천사가 아닐까 싶네요!

이승재 동그람이 에디터 dack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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