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종영한 tvN '군검사 도베르만' 노화영·차우인 역
8년 만에 안방극장 돌아온 오연수, 연기 인생 첫 악역
군인이자 검사인 군검사 맡은 조보아, 안보현과 호흡
"군대 내 부조리 돌아보는 드라마로 기억 되길"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이 여성 최초 사단장이자 '절대 악'과 같은 노화영(오연수)에 맞선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이야기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군인으로 변해 대립각을 세운 두 배우, 오연수(51)와 조보아(30)를 만나 인물 뒤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2일 유선으로 만난 오연수는 "처음엔 사단장이 어떤 위치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군대에 있던 첫째 아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만약 부대에 사단장이 온다고 하면 발칵 뒤집히고 일주일 전부터 청소를 시작할 정도로 대단한 위치라고 하더라고요." 오연수는 여성 최초 사단장 자리에 올랐지만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는 인물, 노화영을 연기했다.
조보아는 오연수의 캐릭터와 대립하는 군검사 차우인 역을 맡았다. 차우인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대신 복수하기 위해 도배만과 함께 노화영에 맞선다.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보아는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저희는 남녀 주인공이 같은 직업군, 군검사 대위였다"며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짝궁' 같은 느낌이 컸다"고 전했다.
두 배우는 드라마에서 군인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오연수는 실제로 대령으로 있던 여군을 만나 인터뷰했고, 국내 여성 사단장을 만나기 위해 제작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외적으로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구레나룻처럼 귀 옆으로 머리를 내렸다. 품이 넉넉한 군복을 입고 목소리 톤을 낮췄다. 극 중 오른쪽 검지가 없는 노화영이 장갑을 끼고 나오는 장면에선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구부리지 않도록 신경 썼다.
조보아는 "군대 경험이 있는 시청자가 많으니 동작 하나하나도 조심스러웠다"며 "태도나 말투도 신경 써야 했고 최근 바뀐 점이 있다면 그 부분도 인지하며 연기해야 해서 촬영 현장에서 군대를 다녀온 분들께 직접 여쭤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3개월간 액션스쿨을 다니기도 했다.
처음엔 말투도, 군복도 어색했다는 두 배우는 촬영이 진행될수록 역할에 녹아들어 갔다. 오연수는 낯설었던 군복을 매 신마다 입고 연기하다 보니 마지막 촬영 때는 벗기가 아쉬울 정도였다고 했다. "희한하게도 군복을 입으면 아이언맨이 슈트를 입고 능력을 얻는 것처럼 제가 노화영으로 바뀌는 느낌이었죠." 조보아도 "사실 군복을 입은 채 펼치는 액션신이 더 많았으면 했다"며 "여군이 군복을 입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 변신에 나선 두 배우 모두 군인이면서 악역, 군검사를 녹여내야 했다. 얼핏 사이코패스처럼 보이기도 하는 노화영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한 오연수는 "모든 사람들이 저와 대립 구도에 있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특히 연기 인생 33년 만의 첫 악역 도전, 그것도 8년 만의 복귀작에서 선보인 노화영은 그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노화영은 이 나라에서 당신들이 편하게 살게끔 만든 군인이라며,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노화영 말대로 그가 국민을 위해 살았다고 해도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겠죠." 그러면서 "노화영의 캐릭터상 교도소에 순순히 들어갈 사람은 아니지만, 법정에서 구형하는 게 시청자가 더 통쾌하게 느낄 수 있는 결말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조보아는 법정 용어를 익히기 위해 대본 암기에 더욱 몰두했다. 그는 "7개월 동안 사전을 달고 살았다"며 "'부하 범죄 부진정 혐의' 등 어려운 용어가 너무 많아서 샤워하면서도 자기 전에도 대본을 항상 손에 쥐고 살았다"고 했다.
드라마는 군대 내 가혹행위, 총기 난사 사건을 비롯해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소재를 일부 담아냈다. 조보아는 "소재가 아무래도 현실에 있던 것들이라 숙연하기도 했다"며 "실재했던 문제를 드라마로 다루면서 다시 한번 기억하고 반복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오연수는 막 군대에서 전역한 첫째 아들에게 지금도 드라마 속 사건 같은 일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지금은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아직은 남아 있을 군대 내 부조리가 드라마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과거엔 이런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없어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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