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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명박 사면 안 하기로... "죄질 안 좋고 여론도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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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명박 사면 안 하기로... "죄질 안 좋고 여론도 부정적"

입력
2022.05.02 19:10
수정
2022.05.02 19: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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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식 논의 없다... 어려운 기류"
MB 사면불가에, 김경수ㆍ이재용 사면도 패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문 대통령의 '마지막 숙제'로 꼽는 시각이 많았다.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하면서 최측근인 김 전 지사, 경제계가 요구하는 이 부회장을 동반 사면하는 방안이 여권 일각에서 거론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사면 대상으로 오르내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여론과 죄질을 감안할 때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사법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정치·경제인 사면 카드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사면 불가에…김경수ㆍ이재용 사면도 없을 듯

청와대 관계자는 2일 한국일보에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정권 임기 말 사면은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인사들에 대한 사면도 물 건너간 분위기”라며 “이미 당사자들에게 사면이 어렵다는 메시지가 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상징적 인물을 고루 사면해 국민 통합의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문 대통령이 임기 중 일어난 정치적 사건들을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법률가 출신인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행사할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성격’의 범죄로 수감된 반면, 이 전 대통령 비위는 철저히 ‘사익추구형’이라는 점에서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여론이 월등히 높은 데다,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모습도 문 대통령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사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사면이 어렵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사회 각계각층에서 '국민 감정'을 이유로 사면을 요청했지만, 문 대통령의 법률가 마인드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ㆍ김경수 사면 정치 거래' 비판도 부담

국민의힘이 ‘이명박ㆍ김경수 패키지 사면론’을 제시한 것도 문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사면에 대한 여론을 들으면서 “사면이 정치 거래로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정권 교체기에 거물급 인사에 대한 사면은 대통령 당선인이 제안하고 현직 대통령이 수용하며 성사된 것이 관례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월 문 대통령과 만났을 때 사면을 요청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거리를 두면서 문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워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지막 깜짝 결단 가능성?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문 대통령이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깜짝 단행한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 결단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오는 9일 퇴임하는 문 대통령은 6일까지 임시국무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법무부의 사면심사위원회 소집 절차 등을 감안하면, 6일이 문 대통령 결단의 마감일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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