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전자 평균연봉 1억6,000만 원

입력
2022.05.02 18:00
26면
0 0
장인철
장인철수석논설위원

9% 임금인상에 중기 평균임금 4배로
대ㆍ중소기업 임금 양극화 구조 더 심화
尹 정부, 임금 양극화 완화 적극 나서야

삼성전자 노사가 최근 올해 임금인상폭을 9%로 결정하면서 임원을 제외한 직원 평균연봉이 1억5,000만 원을 넘게 됐다. 삼성전자 평균연봉은 중소기업 평균의 3.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도체·IT 기업들의 연봉이 치솟으면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최근 올해 임금인상폭을 9%로 결정하면서 임원을 제외한 직원 평균연봉이 1억5,000만 원을 넘게 됐다. 삼성전자 평균연봉은 중소기업 평균의 3.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도체·IT 기업들의 연봉이 치솟으면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뉴스1

임원을 제외한 삼성전자 직원들의 올해 실질 평균연봉이 1억6,000만 원에 이르게 됐다. 노사가 최근 9% 임금인상을 결정하면서 인센티브 등을 반영한 지난해 실질 평균연봉 1억4,000만 원에서 올해 연봉이 줄잡아 2,000만 원 내외 가뿐히 오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직원들로서는 9% 임금인상이 당연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79조6,000억 원과 영업이익 51조6,300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7.8%, 43.3% 실적이 호전됐다. 또 이런저런 반도체 둔화론에도 불구하고 2019, 2020년의 실적 정체를 극복하고 올 1분기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사내에서는 되레 임금인상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평균연봉 1억6,000만 원이면 대부분 샐러리맨들에겐 꿈 같은 얘기지만, 메이저 기업군에선 결코 놀라운 얘기가 아니다. 2020년 일부 스타트업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인재확보를 겨냥해 촉발한 임금인상 ‘치킨게임’이 지난해부터 주요 반도체ㆍIT 대기업으로 확산하면서 연봉 ‘메이저 리그’가 이미 구축됐다. 실제 카카오 임직원 평균연봉은 지난해에 이미 1억7,200만 원을 찍은 데 이어 올해 15% 인상이 결정됐고, SK텔레콤과 네이버 등도 삼성전자와 고액연봉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메이저 기업군뿐만 아니다. IT 분야의 핵심 인재인 시니어개발자 직군으로 치면 네이버나 카카오를 제외한 ‘라쿠배당토(라인ㆍ쿠팡ㆍ배달의민족ㆍ당근마켓ㆍ토스)’나 ‘몰두센(몰로코ㆍ두나무ㆍ센드버드)’ 등 신흥기업에서도 고액연봉이 보편화하는 추세다.

기업이 인재 확보를 위해 다투어 연봉을 올리는 건 해당 인재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론 연봉 메이저 리그가 형성되고, 거기에 편입된 임금근로자 극소수만 고액연봉을 누리는 양극화 구조가 정착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생산력과 생산성이 성장궤도에 올라탄 대기업과 핵심 인력에 집중되는 건 불가피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첨단산업의 역동성이 강력한 경제에선 그런 집중화가 더 가파를 수밖에 없다. 2002년 기준 각각 64.2%와 74.7%였던 일본과 유럽연합(EU)의 대기업 임금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중은 2018년 각각 68.3%와 75.7%로 높아져 임금격차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70.4%였던 게 59.8%로 되레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1월 기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대기업이 924만8,000원, 중소기업은 38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2배였던 임금 격차가 무려 2.4배로 확대됐고, 2018년보다 임금 양극화가 훨씬 심해진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기치로 출범했음에도 성과는 미미했다. 정책의 초점이 최저임금이나 기초연금 인상 등 하위 1분위 소득확대에 맞춰져 있던 데다, 집값 폭등으로 그나마 효과조차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직속 동반성장위원회는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해 ‘대금 제대로 주기 3원칙’을 시행하고, 대기업과 중소 협력기업 간 ‘임금격차해소운동’ 협약을 추진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구조변화를 이끌지는 못했다.

차기 윤석열 정부는 상대적으로 ‘시장원리’를 강조하면서 자칫 양극화 문제의 핵심 구조인 대ㆍ중소기업 임금 양극화 현실을 간과할 우려가 크다. 하지만 문제를 방치하면 양극화 악화를 통한 공동체 위기는 물론, 산업 경쟁력도 점차 약화할 수 있다. 시장원리도 좋지만, 임금 양극화를 직시하고 구조적 차원의 해결책을 강구하는 정책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장인철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