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저 성장률 기록
원인은 전기차 투자 실패·공급망 위기
머스크 이은 '세계 2위 부자' 자리는 지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아마존의 주가가 14% 급락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의 재산도 하루에 205억 달러(약 26조 원)가 증발했다. 베이조스의 개인 재산은 지난해 최고 2,100억 달러를 넘겼지만, 현재는 3분의 1가량이 줄어든 1,480억 달러 규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천과 블룸버그통신을 종합하면 이날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14.05% 떨어진 2,485.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1분기 주당 손실은 7.56달러로, 손실을 낸 건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7.3% 늘어난 1,164억4,4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3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6%나 감소했다. 특히 매출 증가율은 2001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나아가 2분기 실적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대한 투자 실패가 꼽힌다. 리비안은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지난해 11월 8일 뉴욕증시 상장 당일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할 정도로 전도 유망한 업체로 꼽혔다. 아마존도 올해 배송트럭 1만 대를 리비안이 생산하는 전기차로 교체한다고 발표하고 지분도 매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로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지며 리비안의 주가는 지난해 연말 대비 52%나 폭락했다. 이로 인해 아마존의 리비안 관련 투자 손실은 76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본업보다는 투자 분야의 실패가 성장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 위기와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노조 설립을 두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은 최근 플랫폼을 이용하는 판매자들에게 5%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고, 회원제 서비스 프라임 멤버십 가격을 연간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하루 만에 26조 원을 잃었지만, 베이조스는 여전히 세계 2위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 기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총자산 2,490억 달러로 1위,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1,360억 달러로 3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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