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고고학자 정기훈 역
구교환 "각자의 직업, 정해진 모습이 있을까..."
"오컬트는 장르일 뿐, 가족 관계에 집중해 연기"
"정기훈의 월간괴담, 슈퍼챗에 함께 하신 분들 환영합니다." 2일 화상으로 만난 배우 구교환(39)이 처음 꺼낸 말이다. 악귀가 깃든 귀불을 소재로 한 연상호의 신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속 정기훈 역할에 아직 푹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6부작 시리즈 '괴이'에서 유튜브 채널 월간괴담을 운영하는 '괴짜' 고고학자 정기훈 역을 맡은 구교환은 "한 가지 캐릭터를 오래 하는 것보다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인물들을 계속 만나는 게 즐겁다"고 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상병 한호열, '킹덤: 아신전'에서 부족장 아이다간, 영화 '모가디슈'에서 북한 참사관 태준기로 분한 그는 이번엔 사고로 딸을 잃고 아내 이수진(신현빈)과 별거하는 기훈으로 변했다.
기훈의 첫인상에 호기심을 느껴 '괴이'를 선택했다는 구교환은 고고학자를 연기하면서도 틀에 박힌 인물로 그려내지 않는다. 그는 "각자의 직업에 어떤 형태나 모습이 있겠는가"라며 "제가 고고학자라면 우리 옆집에 사는, 분리수거 함께 하는 평범한 인물 정기훈이라고 생각하고 다가갔다"고 했다. 그는 "기훈은 종이로 된 잡지를 출간하는 사람인데, 이 시대에 종이의 질감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괴이'는 가상의 공간인 진양군에서 의문의 귀불이 발견된 후 마을에서 펼쳐지는 혼란을 그린다. 극 중에서 기훈은 귀불의 저주를 풀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연상호 감독이 극본에 참여했다. 연상호와 구교환은 2020년 여름, 영화 '반도'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달 22일 제작발표회에서 연상호가 작품을 "괴이한 멜로"라고 소개한 것처럼 구교환도 가족 관계에 초점을 두고 연기의 맥락을 잡았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다가갈 때 오컬트는 장르적인 카테고리일 뿐, 사실 기훈과 수진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며 "딸 하영이, 그리고 둘 사이의 관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약간의 상상을 더하기도 했다. "공식 설정은 아니지만 혼자 상상한 건 기훈과 수진은 CC(캠퍼스 커플)였고 비밀 연애를 했으나 곧 동기들에게 들켰다, 이런 사소하고 사적인 생각들을 했죠. 하하"
'괴이'에서 주된 설정은 귀불의 눈을 보면 자신의 마음속 어두운 기억, 지옥을 보게 된다는 거다. 평소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구교환은 자신만의 지옥을 묻자 "햄버거를 줬는데 패티를 안 주는 지옥, 그러면서 햄버거라고 우기는 지옥"이라며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2008년 단편영화 '아이들'로 데뷔한 구교환은 2017년 '꿈의 제인'에서 트랜스젠더 제인 역으로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을 받았다. 독립영화계에서 먼저 알려진 그는 '반도'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후 대세 배우 반열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인기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촬영 현장에서 작품을 잘 봤다고 말씀해주실 때 신기하다"고 답했다. "제 출연작들을 알아봐주시고 코멘트를 주실 때 달라진 일상을 실감합니다. 예전에는 제가 '봐주세요, 여기 나옵니다' 했는데. 하하."
그는 '메기'(2019) 감독이자 연인인 이옥섭 감독과의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2x9HD]구교환X이옥섭’에 자신이 연출하고 출연한 '구교환 대리운전 브이로그'를 공개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세계관 '구니버스(구교환+유니버스)'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그는 "이야기가 있는 곳에 계속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구교환의 MBTI는 INFP. 취미는 잘 쉬고 재미있는 꿈꾸기, 맛있는 거 먹고 잘 누워 있기다. 그가 매번 전하는 말이다. "마음 가는 대로 행복하게 잘 지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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