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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재점화 불씨 되나… 갈채 쏟아진 ‘그대가 조국’ 첫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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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재점화 불씨 되나… 갈채 쏟아진 ‘그대가 조국’ 첫 상영회

입력
2022.05.01 19:02
수정
2022.05.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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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에서 1일 첫선 보여

1일 오후 전주국제영화제 특설 극장인 전주돔에서 관객들이 '조국 사태'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을 관람하고 있다. 엣나인 제공

1일 오후 전주국제영화제 특설 극장인 전주돔에서 관객들이 '조국 사태'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을 관람하고 있다. 엣나인 제공

영화 상영 1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찾아왔다.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시작 10분 전 2,300여 석이 거의 찼다. 제작책임 진모영 감독과 이승준 감독,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양희 작가 등이 무대에 오르자 박수가 쏟아졌다. 진 감독과 이 감독 등이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박수 세례가 이어졌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이 첫 상영된 1일 오후 전주 완산구 특설극장 전주돔의 모습은 여느 상영회보다 열기가 넘쳤다.

‘그대가 조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조국 사태’를 다룬다. 조국 전 장관이 후보로 지명된 후 이뤄진 검찰 수사, 청와대와 검찰의 신경전, 언론 보도 행태 등이 담겼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최강욱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동양대 동료 장경욱 교수, 조 전 장관 동생 조권씨의 지인 박준호씨 등의 진술이 자료화면 사이로 끼어든다. 재판을 준비하는 조 전 장관의 일상과 심경이 간혹 비친다.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포스터. 엣나인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포스터. 엣나인 제공

영화는 검찰을 향해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장경욱 교수와 박준호씨의 경험담 등을 통해서다. 장 교수는 검찰의 강압성이 지나쳐 “조사 후 (밖에서 기다리는) 후배가 없었으면 한강으로 달려갔을 것”이라는 끔찍한 증언을 한다. 박씨는 첫 조사 이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했다가 다음 조사에서 검사로부터 ‘제정신이냐’는 투의 말을 들었다. 그는 50년을 사는 동안 그렇게 모욕적인 표현은 들은 적이 없어 자기 입으로 그대로 옮기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조국 전 장관 가족을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인식이 영화를 관통하기도 한다. 강 전 정무수석은 “(조국 사태로 비화시킨) 윤석열 총장을 마음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영화 후반부는 정경심씨 재판에서 주요 증거가 된 동양대 PC의 조작 가능성에 주목한다. 정보통신(IT) 전문가 박지훈씨는 정경심씨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하기 위해 동양대 PC를 집에서 사용했다는 검찰의 주장과 증거에 조목조목 반박한다. “조작질의 끝판왕”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박지훈씨와 장 교수 등은 정경심씨가 재심으로 무죄가 될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밝힌다.

이승준 감독이 1일 오후 전주국제영화제 특설극장 전주돔에서 열린 '그대가 조국' 상영회에 앞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엣나인 제공

이승준 감독이 1일 오후 전주국제영화제 특설극장 전주돔에서 열린 '그대가 조국' 상영회에 앞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엣나인 제공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의 박수가 30초가량 쏟아졌다. 일부 관객은 기립박수를 쳤다. 퇴장하면서도 박수를 치는 관객이 눈에 띄기도 했다. 상영 중 탄식하는 관객이 있기도 했다. 이승준 감독은 상영 전 무대인사에서 “20년 영화계 생활을 하면서 여러 영화제를 다녔으나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다”고 밝힌 후 말을 잇지 못하고 뒤돌아섰다. 객석에선 “만들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후 이 감독은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굉장히 고통스러워하셨고 지금까지도 고통스러워하시고 사실 이 영화는 고통에 대한 증명이고, 그 고통의 근원에 대한 성찰”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 감독은 국내 다큐멘터리영화의 간판으로 꼽히는 영화인이다. ‘달팽이의 별’로 2011년 다큐멘터리의 칸이라 불리는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장편 부문 대상을 아시아 최초로 받았다. ‘부재의 기억’으로 2020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국내 최초로 오르기도 했다.

‘그대가 조국’은 이달 18일 또는 25일 대규모로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을 위해 지난 달 25일부터 후원금 모금을 해 13억 원 넘는 돈이 모였다. ‘그대가 조국’의 관계자는 “후원금 모금이 20억 원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10억 원 정도를 보태 마케팅비 등에 30억 원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대가 조국’의 제작비는 4억 원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에 30억 원가량의 마케팅비를 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대가 조국’ 관계자는 “여느 상업영화처럼 전국 700~800개 스크린에서 상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주=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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