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12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아프다고 버려진 실험비글

입력
2022.05.01 16:30
수정
2022.05.01 16:46
0 0

[가족이 되어주세요] <335> 15세 수컷 비글 '모카'


12년간 함께 산 가족에게 버려진 실험비글 모카. 하지만 여전히 활동적이고 사람을 좋아한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12년간 함께 산 가족에게 버려진 실험비글 모카. 하지만 여전히 활동적이고 사람을 좋아한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지난달 24일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에서 488만 마리가 실험에 사용됐는데요. 이는 2020년보다 18%나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개들은 매해 약 1만 마리가 실험에 동원되는데요, 견종은 대부분 비글입니다.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더 안타까운 건 개를 포함한 대부분의 실험동물은 실험이 끝나면 실험실 밖으로 나와보지도 못하고 안락사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상이 알려지면서 실험기관들은 조금씩 실험동물 가운데 일부를 실험실 밖으로 기증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올해 열다섯 살이 된 모카의 귀에는 여전히 실험견으로 활용됐다는 증거인 문신이 남아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올해 열다섯 살이 된 모카의 귀에는 여전히 실험견으로 활용됐다는 증거인 문신이 남아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1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에 따르면 인도에서 2년간 실험에 동원되다 구조된 뒤 12년 동안 함께 산 가족으로부터 버려진 비글이 여생을 함께할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카'(15세∙수컷)는 2009년 인도의 한 실험실에서 구조됐습니다. 비구협에 따르면 인도는 실험동물의 반복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관련 법이 개정된 뒤 세상 밖으로 나오는 비글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모카도 그중 하나이지요. 올해 열다섯이 되었지만 귀에 있는 문신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모카는 구조된 뒤 인도의 한 가정에 입양됐고, 10여 년이 넘는 기간 함께 살았습니다. 가족들이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도 함께였는데요. 나이가 들면서 모카의 건강은 많이 쇠약해졌습니다. 항문 부근에 종양이 있어 가끔 혈변을 보기도 하고, 관절염으로 잘 뛰지도 못하게 됐죠. 그래서 일까요. 가족들은 인도로 돌아가면서 모카를 지인에게 맡겼고, 그렇게 모카는 한국에 남겨졌습니다.

나이가 든 모카는 항문 부근 종양으로 혈변을 보기도 하고, 관절염으로 잘 뛰지도 못하지만 여전히 먹는 것과 사람의 손길을 좋아한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나이가 든 모카는 항문 부근 종양으로 혈변을 보기도 하고, 관절염으로 잘 뛰지도 못하지만 여전히 먹는 것과 사람의 손길을 좋아한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지인은 1년 동안 모카를 임시로 돌봤지만 가족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판단, 비구협에 도움을 요청했고, 모카는 지난해 5월 논산 쉼터로 오게 됐습니다. 모카는 노령으로 마취에 대한 위험이 있어 항문 부근 종양을 제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항문 쪽 소독을 꼭 해줘야 하고요, 심장약도 먹고 있다고 합니다.

실험견으로 동원됐다 나이 들었다고 버려진 모카가 여생을 함께할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실험견으로 동원됐다 나이 들었다고 버려진 모카가 여생을 함께할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하지만 여전히 먹는 것도 좋아하고 활동적인데요, 가장 좋아하는 건 사람들의 손길이라고 합니다. 입양을 담당하고 있는 김해경 비구협 운영 과장은 "사람들의 손길을 좋아하지만 친구들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다가온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산책하는 시간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모카의 마지막이 실험비글, 유기비글이 아닌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반려견이 되길 바란다"며 "모카가 편안한 가정에서 조금이라도 지낼 수 있게 입양뿐 아니라 임시보호 가정 신청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 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cafe.naver.com/thebeagle/38976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