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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나눠 갚는 신용대출 출시... DSR에 묶였던 대출한도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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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나눠 갚는 신용대출 출시... DSR에 묶였던 대출한도도 커진다

입력
2022.05.01 20: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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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만기 5년→10년으로 연장
DSR 낮아져 대출한도 수천만원 늘어
총 이자는 증가… 가계부채 부추길 우려도

최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관련 창구 앞. 뉴스1

최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관련 창구 앞. 뉴스1

최대 10년 동안 원리금을 나눠 갚는 은행 신용대출 상품이 처음 나왔다. 길어야 5년이었던 신용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줄어들었던 실질 대출한도가 늘어나게 된다. 당장은 대출자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으론 가계대출 총량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길어진 만기에 따라 더 증가할 이자부담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상환 방식의 신용대출 대출기간(만기)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현재 신용대출은 대부분 1년 만기 일시상환 방식이다. 일부 분할상환이 있긴 했어도 최장 만기가 5년에 그치던 것을 10년으로 두 배 늘린 것이다.

은행의 대출상품 만기 다양화는 대출 희망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단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차주별 DSR 규제에 따라 은행권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연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오는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 원만 넘어도 이 규제가 적용된다.

가령 연소득이 5,000만 원인 직장인 A씨가 신용대출 5,000만 원을 연 4.5% 이율로 받는다고 해보자. 종전 5년 만기로 계산할 경우, A씨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약 1,200만 원으로 DSR가 이미 25%에 가깝다.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은 대출액이 비교적 적어도 DSR를 크게 높이는 셈이다.

이 상황에서 A씨가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연 4%)은 약 1억4,000만 원에 그친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10년 분할상환으로 전환할 경우, DSR는 14.5%로 약 10%포인트나 낮아진다. 주담대 한도도 2억2,000만 원 정도로 늘어난다.

시중은행들은 이런 조치로 최근 주춤한 대출 수요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에 비해 1조 원 가까이 줄었다. 연초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달 말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담대 만기를 기존 33∼35년에서 40년으로 늘리는 작업에 착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화된 DSR 시행과 신용대출 연소득 이내란 강력한 규제 안에서, 금리 인하와 함께 은행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가 만기 조정이어서다.

다만 대출자 입장에선 대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상환해야 하는 총 이자액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편에선 늘어난 대출 한도를 등에 업고 꺾이는 듯했던 가계대출 수요에 불이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 한도가 종전보다 늘어 대출자의 숨통은 어느 정도 트이겠지만 최근 1, 2년과 같은 급격한 대출 증가로 곧바로 이어질 거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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