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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구두개입'에도 1270원 뚫은 환율...뾰족한 대응 수단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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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구두개입'에도 1270원 뚫은 환율...뾰족한 대응 수단 없는 정부

입력
2022.04.28 18: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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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원·달러 환율 1,272.5원 거래 마쳐
코로나19 초기 이후 2년여 만에 1,270원 벽 돌파
달러 순매도·금리 인상 대응 여력 떨어져 문제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270원을 돌파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270원을 돌파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마땅한 환율 방어책을 쥐고 있지 않은 정부의 계속된 구두 개입이 ‘공수표’에 머물면서 원·달러 환율이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고환율은 수출기업 부담과 물가상승압력을 키워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만큼 통화스와프 재추진 등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1,270원의 벽을 넘어섰다. “급격한 시장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이겠다”던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구두 개입 ‘약발’이 전혀 듣지 않은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와 이달 12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도 “시장안정 조치 준비가 돼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올라 불과 두 달여 만에 7% 가까이 뛰었다.

시장에선 정부가 뾰족한 환율 안정대책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질주가 계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 원인이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국의 대도시 봉쇄 등 대외 불확실성에 있는 만큼 정부가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대응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환율 방어에 가장 확실한 금리인상만 해도 추가 인상 여력이 떨어진다. 제로금리를 유지 중인 유럽·일본과 달리, 지난해 8월부터 4차례나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현재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는 만큼 달러를 순매도해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은행의 달러를 시장에 풀기 위해 2020년 시행한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완화 조치 역시 이미 지난달 만료 기한을 3개월 추가 연장해 마땅치가 않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셀 코리아’가 이뤄지기 전에 한미·한일 통화 스와프를 복원해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화 스와프는 두 국가가 미리 약속한 환율에 따라 통화를 맞교환하는 외환거래로, 위기 상황에서 달러 공급을 원활히 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7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 스와프는 2015년, 600억 달러의 한미 통화 스와프는 지난해 말 종료됐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다음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한미 통화 스와프 재개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도 “2008년 국제금융위기 당시 1,560원대까지 폭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한미 통화 스와프 이후 진정세를 되찾았다”며 “새 정부가 관계 개선에 나선 만큼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역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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