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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팬데믹에 대비하는 3대 필수기술

입력
2022.04.29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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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아직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길고 길었던 코로나19도 마침내 끝이 보이는 듯하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음 번 감염병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3가지 기술을 시급히 개선하거나 보강해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는 신속진단키트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것, 두 번째는 조기 대응을 위한 mRNA 백신기술을 내재화하는 것, 마지막으로 실내공간의 감염성을 제어할 수 있는 공기방역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신속항원진단기술은 임신진단키트와 유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대상 감염병에 대해 콧물이나 타액 등을 검사하는 방식인데,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검사키트가 대표적이다. 사실 감염병 진단검사에는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을 이용한 PCR라는 정확도 높은 기법이 이미 폭넓게 보급되어 있어, 특히 새 기술의 필요성이 크지는 않았다. 더구나 신속항원진단기술은 개발사가 제시하는 수치에 비해 현장에서 검사 정확도가 훨씬 떨어지고, 검체 채취과정 등 기술구성이 불완전해 누구도 PCR기술을 대체한다거나 별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오미크론 유행국면을 거치며 얘기가 달라졌다. 하루 수십만 명씩 PCR검사 역량을 넘어서는 검사 수요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현실적으로 신속항원진단기술밖에는 없다. 때문에 그런 상황이 또다시 온다면 오미크론 때처럼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도록 신속항원진단기술에 대한 추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로 mRNA 백신기술은 이제 좋든 싫든 국내기술로 내재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안전성이나 보관성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mRNA는 재조합 합성항원 등 다른 백신에 비해서 개발 속도와 생산기간이 월등히 빠르다. 이에 더해 개발공정 자체가 변이발생 시 매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어, 언젠가 또다시 팬데믹이 도래할 경우 조기 대응 백신으로서 mRNA 백신기술을 반드시 국내기술로 확보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공기방역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비말이나 에어로졸 등 형태로 감염이 퍼져 나가는 호흡기 병원체, 즉 인플루엔자나 코로나 등의 대유행 상황에 대처하려면, 또 그러면서도 학교나 상가 등의 전면 폐쇄 같은 극단적 대응을 하지 않으려면, 공기방역기술 개발이 꼭 필요하다. 공기방역기술은 감염성 에어로졸의 발생이나 이동을 감시하고, 살균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실내 공기가 안전한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이미 몇몇 기업 등에서 서비스나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공기방역 기능을 확실히 제공하려면 그냥 살균이 된다 정도가 아니라 상시로 모니터링하고 상황을 알려주는 기능과 합쳐진 종합적인 기술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 말고도 필요한 기술은 많다. 하지만 방역의 관점에서는 이 세 가지 기술이야말로 꼭 필요한 숙제다. 언제 또다시 어떤 대유행이 올지 모른다. 정부나 사회가 이 세 가지 기술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경주해야 다음 번 감염병의 위협에 대응할 때는 지금보다 안전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홍기종 가천대의대 교수·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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