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76곳 지정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상호출자제한집단'
쿠팡은 작년에 이어 '총수 없는' 기업집단 유지
SK그룹이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기업집단 2위로 올라섰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가상자산거래집단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 원 이상)으로 지정됐다.
SK,미래사업 투자해 16년 만에 2위 등극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76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으로 지정한다.
이 중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하고 상호출자·순환출자 등을 금지하는데, 올해는 총 47개 기업집단이 여기에 포함됐다.
공정위 발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재계 상위 3대 기업집단 내 순위 바뀜이다. 2006년 이후 줄곧 3위 자리를 지켰던 SK그룹 자산은 지난해 기준 292조 원으로, 현대차(258조 원)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로 올라섰다. 현대차가 2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1위 삼성(484조 원)과 4위 LG(168조 원), 5위 롯데(122조 원)는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SK그룹이 자산 규모를 불릴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사업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꾸준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2년 약 3조5,000억 원을 들여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후 현재 시가총액 78조 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또 석유 개발·판매가 주력이던 SK이노베이션을 배터리를 포함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육성해 그룹 자산 규모를 불렸다. SK그룹은 배터리 사업부 규모가 커지자 물적분할로 SK온을 설립해 별도 운영하고 있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한 투자도 그룹 외형 확장에 도움이 됐다.
두나무, 가상화폐 열풍 업고 단숨에 재계 44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자산총액 10조8,225억 원으로 자산총액 순위 44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구분한 2017년 이래 단번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된 것은 두나무가 처음이다. 가상자산 거래 집단 중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는 것도 두나무가 최초다.
두나무의 고객예치금 약 5조8,120억 원을 자산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두나무와 공정위의 의견이 갈렸다. 두나무는 당초 자사가 ‘금융보험업’에 해당하는 만큼 고객 자산을 제외하고 자산 규모를 책정해야 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는 두나무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금융·보험업이 아닌 정보서비스업 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자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쿠팡은 ‘총수 없는’ 기업집단 지위를 유지했다. ‘동일인’을 지정할 만큼 상황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현장조사까지 나섰지만, 외국인인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고 김정주 NXC 이사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넥슨 동일인은 부인인 유정현 감사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넥슨 창립과 회사 경영에 관여한 점, NXC의 등기임원 중 유일하게 지분을 보유했고 자녀 포함 30.79%의 지분을 보유한 최다 출자자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된 회사는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이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이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중흥건설에 인수된 대우건설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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