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악재에도 1분기 실적 양호
"원통형 배터리 분기별 이익 규모 경신"
파우치형 내세운 SK온, 고전 속에 투자 손실 전망도
1분기 K배터리 3사 실적이 '원통형' 모델의 채용 유무에 따라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원통형 배터리를 내세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서부터 글로벌 물류난이나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을 포함한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양상이다. 반면,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내세운 SK온의 성적표는 부진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1분기 매출 4조3,423억 원과 영업이익 2,5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24.1% 감소했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증권사 전망치로 집계한 1,611억 원보단 높은 수준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원재료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따른 부품 수급난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적지 않았지만, 전기차(EV)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견조 등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비결로 '원통형 배터리'를 지목했다.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크게 원통형 배터리와 파우치형 배터리, 그리고 각형 배터리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건전지 모양의 배터리를 가리킨다. 특히 원통형 제품을 자사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시킨 미국 테슬라는 자국과 독일 등에서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출고도 대폭 늘렸다. 앞서 전년 동기 대비 81% 급증한 23조1,600억 원(187억6,000만 달러)의 1분기 매출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독일과 중국 생산 계획에 맞춰 원통형 전지생산 물량 증가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전지는 분기별 이익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며 "최근 해외 경쟁사들의 저조한 생산성과 보수적 공급계획 등의 반사 수혜로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 중인 삼성SDI의 경우엔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양호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전망치 집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3% 늘어난 3조8,035억 원을, 영업이익은 116.1% 증가한 2,878억 원을 수확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원통형 전지 내 자동차용 비중이 올해 20%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삼성SDI는 2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파우치형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는 SK온은 29일 1,000억 원대 중반의 영업손실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완공된 중국 옌청과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면서 판매 성장이 계속되고, 영업손익은 전분기 3,098억 원 대규모 적자에서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 4분기 성과급과 신공장 테스트 가동 비용 등 일회성 비용 1,900억 원이 소멸돼도 옌청과 조지아 공장 감가상각이 시작돼 큰 폭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SK온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포드와 미국 최대의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착수했고, 지난달에는 포드, 코치와 함께 터키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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