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송경동 지음. 천상병시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송경동의 네 번째 시집이다. 한진중공업 노사분규를 포함해 수십 년간 노동자 시위를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를 담았다. 청소 용역 노동자, 부당 해고 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 주체의 삶과 촛불 항쟁, 세월호 참사 등의 투쟁을 생생한 언어로 그린다. 투쟁에 참여하는 자신의 모습이 ‘명분과 허세만 잔뜩 걸친 흉한 짐승’은 아닌지 고민하며 지나온 시간을 회고하고 반성하기도 한다. 창비·204쪽·1만1,000원
△북극 허풍담 1~4권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젊은 나이에 그린란드 북동부에 갔다가 북극의 매력에 푹 빠져 16년을 산 작가의 자전 소설. 북극을 찾아온 괴짜들의 이야기를 엮은 단편 모음집이다. 작가는 인간의 근본적인 어둠과 이를 수용하고 극복하는 사냥꾼의 모습을 ‘허풍담’의 형식으로 유쾌하게 표현한다. 동료와 만나기 위해 밤낮없이 썰매를 끈다거나 손님에게 아낌없이 술과 음식을 내어주는 사냥꾼들의 모습은 문명 세계의 소통 방식에 대해, 배려와 존중, 우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현재 4권까지 발행됐고 10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열림원·212쪽,224쪽,252쪽,216쪽·각1만4,000원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김탁환 지음. '불멸의 이순신'의 김탁환 작가가 섬진강 근처로 집필실을 옮기고 경험한 자연 속 일상에 대해 쓴 에세이. ‘농민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모아 만든 책이다. '인디언 달력' 형식으로 1월부터 12월까지 계속해서 변하는 자연과 작가의 일상을 담았다. 작가는 시금치를 솎으며 단어와 단어 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생각하고, 못줄에 맞춰 모내기를 하며 논바닥에 글을 쓰는 듯한 기분으로 자신의 문장을 돌아본다. 생태 책방과 ‘김탁환의 이야기학교’를 운영하며 마을 공동체의 일부가 되는 과정도 담았다. 해냄·408쪽·1만7,800원
△비백
오탁번 지음. 정겨운 입말로 자유롭게 표현한 오탁번의 새 시집이다. ‘비백’은 후한 때 서예가 채옹이 고안한 한자 서체의 하나로 획마다 흰 자국이 나도록 스치게 쓰는 서체를 말한다. 작고 아름다운 서정적 순간을 포착하고 형상화해온 시인은 표제작에서 자신의 '시쓰기'를 정점의 고백으로 들려준다. 문학평론가 유성호는 "천진성의 시학과 비근대 시법에 의해 발원된 것"이 이번 시집이라면서 "순은이 빛나는 아침으로부터 뉘엿하게 기울어가는 해거름까지 지내온 순수 회귀의 미학을 미덥게 펼쳐간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문학세계사·174쪽·1만 원
△문학이 사라진다니 더 쓰고 싶다
강병융 지음. 소설가 강병융의 수필집이다. 오후의 산책처럼 경쾌한 문장을 통해 문학과 삶에 관한 치열한 고민을 담았다. 류블랴나대 아시아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2013년부터 슬로베니아에 살고 있는 작가는 영상 매체로 가득한 현실 속에서 독서의 의미를 고찰한다. 한발 한발 걸어나가는 산책을 하며 사색하고, 독서가 가르치는 ‘멈춰서 생각하는 법’을 실천한다. 마음의숲·264쪽·1만5,000원
어린이·청소년
△이토록 경이로운 숲
얀 파울 스퀴턴 글·메디 오베렌도르프 그림. 정신재 옮김. 네덜란드 최고 아동 도서상인 황금연필상을 두 차례 수상한 작가의 책이다. 숲이 가진 생명력, 경이로움을 소재로 상상 속의 화목한 숲이 아닌, 오싹하고 축축하고 떠들썩한 진짜 숲의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그림책에서 푸릇푸릇하게 묘사된 숲과는 달리, 캄캄한 밤과 황량한 모습으로 숲을 그린다. 원더박스·72쪽·1만8,000원
△나쁜 아이, 루치뇰로
로사리오 에스포지토 라 로싸 글·빈첸조 델 베키오 그림. 황지영 옮김. 작가가 한 아이를 교도소에 데려다 준 실제 경험과 그와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책. 피노키오 이야기에서 피노키오를 꾀어 장난감 나라로 데려가는 나쁜 아이로 기억되는 루치뇰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루치뇰로처럼 한 번의 어긋난 판단으로 큰 잘못을 저지르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작은코도마뱀·56쪽·1만5,000원
△우리의 길
이렌 보나시나 글·그림. 박선주 옮김. 작가가 얇은 종이를 겹쳐 만든 것에 빛을 비춘 뒤 사진가 뱅산 테시에가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을 찍어 만들었다. 수평선 너머의 세상을 궁금해하던 바까 할머니 곰과 작은 곰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어 지도도 안내자도 없이 산을 넘고 또 넘는다. 바까 할머니의 길이 수평선에 닿은 날, 작은 곰은 할머니의 랜턴을 쥐고 홀로 여행을 떠난다.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보림·48쪽·1만6,000원
△4월 그믐날 밤
방정환 글·허구 그림. 1924년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 잡지에 쓴 대표 창작동화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그림책으로 출간했다. 어린이날의 참된 의미와 이날을 기뻐하는 어린이의 마음을 담았다. 제목은 방정환이 말하는 어린이날인 5월 초하루의 전날 밤을 가리킨다.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는 다양한 꽃과 동물들이 5월 초하루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을 조용히 관찰한다.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만물이 협력하는 모습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도우며 살길 바라는 방정환의 생각을 드러낸다. 길벗어린이·56쪽·1만8,000원
△코끼리와 나비
E.E. 커밍스 글·린다 볼프스그루버 그림. 김소정 옮김. 미국 모더니즘 시인으로 유명한 커밍스 사후에 출간된 동화집 ‘Fairy Tales’에 수록된 단편으로, 독일 BIB 황금사과상 수상 작가의 판화와 함께 그림책으로 출간했다. 창밖으로 세상을 구경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코끼리에게 나비가 찾아온다. 나비와 코끼리는 비오는 창밖을 함께 바라보며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겉보기에 이질적인 두 존재가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소통과 교감의 과정을 보여준다. 브와포레·36쪽·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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